박스·구글, 기업 AI 혁신 이끈다…A2A로 비정형 업무 자동화

| 김민준 기자

박스(Box)가 구글 클라우드와 손잡고 AI 기반 업무 흐름 혁신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양 사가 공동 개발한 에이전트 간 상호작용 프로토콜(A2A)은 기업 내부의 비정형 데이터를 정형 정보로 전환해 업무 효율성을 극적으로 끌어올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박스는 최근 구글의 제미니(Gemini) 모델과 버텍스 AI( Vertex AI)를 활용해 자체 AI 에이전트를 개발했고, 이 플랫폼을 통해 파일 분류, 데이터 추출, 업무 자동화를 동시에 수행하도록 설계했다. 야쇼다 바브나니(Yashodha Bhavnani) 박스 AI 플랫폼 부문 부사장은 "기업 콘텐츠의 90% 이상이 비정형 데이터로 구성돼 있으며, 그동안 활용이 어려웠던 기업 핵심 정보를 AI가 실시간으로 해석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박스의 대표적인 AI 에이전트 ‘박스 익스트랙트(Box Extract)’와 ‘박스 오토메이트(Box Automate)’는 문서 기반 계약의 조건 추출, 보험 청구서 분석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다. 바브나니 부사장은 “과거엔 하루 종일 수작업으로 살펴봐야 했던 수천 건의 계약서도 이제 AI가 몇 분 안에 요약해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며 AI의 생산성 향상을 직접 입증했다.

A2A 프로토콜은 단일 에이전트가 고립된 환경에서 작업을 수행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복수의 AI가 상호 작용하며 복합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새로운 국면을 예고한다. 바브나니는 “박스는 고객 기업의 지식 기반을 가장 잘 아는 위치에 있는 만큼, 타사 에이전트와의 협업 맥락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에이전트의 성능은 그들이 접근할 수 있는 ‘문맥’의 깊이와 질에 달려 있는데, 박스가 제공하는 기업 콘텐츠는 최고의 문맥 자산”이라고 말했다.

에이전트 기반 AI 솔루션은 현재 구글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제공되고 있으며, 기업은 자신의 클라우드 환경에 맞춰 손쉽게 통합할 수 있다. 특히 A2A 방식은 보안성과 신뢰성을 기반으로 설계돼 기업 내부 데이터를 민감하게 다루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완벽한 전환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바브나니는 “AI가 처음부터 완벽하게 작동하지는 않는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수차례 반복 학습과 재설계를 해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그 가치를 체감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스와 구글 클라우드의 협력은 단순한 기능 제공을 넘어, 장기적으로 기업 운영 전반을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에이전틱 컴퓨팅 시대로 이끌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업 내 콘텐츠가 지식 자산으로 재해석되는 흐름 속에서, A2A 기술은 그 중심축을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