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로 리테일 혁신…두보, 1,500만 달러 투자 유치

| 김민준 기자

AI 기반 리테일 자동화 플랫폼을 선보인 스타트업 두보(Duvo)가 최근 시드 투자 라운드에서 1,500만 달러(약 216억 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인덱스 벤처스(Index Ventures)가 주도했고, 크레도 벤처스(Credo Ventures), 노스존(Northzone), 퍼즐 벤처스(Puzzle Ventures)가 참여했으며 위즈(Wiz) 공동 창업자인 로이 레즈닉과 스트라이프(Stripe) 전 CTO 데이비드 싱글턴과 같은 투자자들도 이름을 올렸다.

두보는 본사명 타스크크루(Taskcrew Inc.)로, 소매 및 이커머스 조직을 위한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개발해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에이전트들은 마진 검토, 공급업체 송장 정리, 프로모션·가격 변경 실행, 상품 구성 최적화, 거래처 등록 등의 반복적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 사용자는 자연어로 업무 요청만 하면 되고, AI 에이전트는 SAP, 이메일, 엑셀 파일, 리테일 전용 포털 등과 연동해 모든 절차를 자동 실행한다. 기술팀의 지원 없이도 재무, 물류, 영업 부서 등 비개발자가 직접 AI 에이전트를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이 이 플랫폼의 핵심 장점으로 꼽힌다.

초기 도입 기업 중 다수는 한 팀에서 시험적으로 시작했지만, 플랫폼 활용 범위를 전체 부서로 신속히 확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두보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업무 자동화를 통해 리테일 핵심 기능에서 약 40%의 수작업이 제거되며, 이를 통해 극심한 가격 경쟁 환경 속에서 실질적인 운영 효율성과 이익 확보가 가능해진다.

두보는 복잡한 레거시 시스템과 분절된 소프트웨어 툴을 동시에 활용하는 현장이 아직 많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를 AI 에이전트가 보완한다고 강조한다. 창업자이자 CEO인 토마시 쿠프(Tomas Čupr)는 자신이 이전에 유럽 식품 유니콘 로흘리크(Rohlik)를 공동 설립했을 때, 매일 수 시간씩 직원들이 SAP, 이메일, 스프레드시트, 공급업체 시스템 간에서 데이터를 옮겨야 했던 비효율적 경험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통적인 IT 자동화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리테일 현장의 파편화된 시스템에 잘 맞지 않기 때문에, 두보는 각 리테일 팀이 독자적으로 빠르게 AI 에이전트를 배치할 수 있도록 운영 혁신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두보의 AI 에이전트는 ‘신뢰할 수 있는 직원’을 지시하는 것 같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며, 실행한 작업은 모든 단계를 투명하게 보여주고 감사 추적 기능으로 검증 가능성을 높였다. 민감한 프로세스의 경우, 사람의 승인이 반드시 필요한 조건도 설정할 수 있어 사용자 통제를 유지할 수 있다.

두보는 현재 다수의 매출 수조 원 규모 리테일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번 자금 조달을 계기로 글로벌 확장 및 제품 로드맵 가속화에 나설 예정이다. 쿠프는 “매뉴얼 프로세스에 의존하는 경쟁사들보다 빠르게 오류를 줄이고 시간을 회수하며 결정적인 경쟁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인 투자사인 인덱스 벤처스의 얀 해머(Jan Hammer)는 “두보는 기술적 지원이 부족한 리테일 업계의 특수성을 깊이 이해하고, 해당 분야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는 드문 스타트업”이라며 향후 성장 가능성에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