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구글, 멀티클라우드 시대 손잡았다…초고속 연결 서비스 공개

| 김민준 기자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 클라우드가 전례 없는 협업에 나섰다. 두 기업은 12월 2일(현지시간), 클라우드 고객의 멀티클라우드 연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 개발한 새로운 네트워크 서비스를 출시했다. 특히 이번 발표는 AWS의 연례 고객 행사 리인벤트(re:Invent)를 몇 시간 앞두고 공개돼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새롭게 선보인 이 서비스는 AWS의 ‘인터커넥트 멀티클라우드(Interconnect Multicloud)’와 구글의 ‘크로스-클라우드 인터커넥트(Cross-Cloud Interconnect)’ 기능을 통합해, 양사 클라우드 간에 고속 프라이빗 연결을 수 분 내에 구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종전에는 수 주가 걸리던 복잡한 설정을 간소화해, 고객들이 보다 손쉽게 멀티클라우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로버트 케네디 AWS 네트워크 서비스 부사장은 “이번 신제품은 멀티클라우드 연결의 근본적인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구글 클라우드의 클라우드 네트워킹 총괄 로브 엔스 부사장도 “기업들이 특정 클라우드에 종속되기보다는, 유연함을 추구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의 흐름을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특히 지난 10월 20일 발생한 AWS 북버지니아 리전의 대규모 장애 이후의 대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당시 오픈AI의 챗GPT, 레딧, 디즈니+, 스냅챗 등 주요 인터넷 서비스가 수 시간 동안 불통됐고, 분석 업체 파라메트릭스(Parametrix)에 따르면 기업들의 손해 규모는 약 5억~6억 5,000만 달러(7200억~938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새로운 서비스는 현재 일부 AWS 리전에서 프리뷰 형태로 제공되며, 향후 몇 주 내로 점진적 확대가 이뤄질 예정이다. AWS는 이번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이 글로벌 복수 계층 네트워크를 직접 구축·관리하는 복잡성을 제거하고, AWS 클라우드 WAN, 트랜싯 게이트웨이, Amazon VPC 등 자사 네트워크 서비스를 다른 클라우드 환경과 자연스럽게 연동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세일즈포스(CRM)가 신규 서비스의 초기 고객으로 이름을 올렸다. 짐 오스트로그나이 세일즈포스 부사장은 “내부 리소스를 배치하듯이 구글 클라우드와의 연결도 손쉽게 가능해졌다”며, 자사 엔지니어링 팀이 기존에 익숙한 도구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을 호평했다.

이번 협력은 경쟁 중심이던 클라우드 시장에서 상징적인 변화로 읽힌다. 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주요 공룡들은 오랫동안 시장 내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여왔지만, 이제는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한 협력도 불가피해졌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모습이다.

이번 AWS-구글 협력은 단순한 연결 솔루션 그 이상이다. 인공지능과 데이터 중심 기술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가해지는 부하가 갈수록 커지면서, 신뢰성과 대체 경로 확보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멀티클라우드 환경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고 있으며, 양사의 공동 노력이 그 변화의 방향을 재확인시켜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