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오랜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책임자 앨런 다이(Alan Dye)가 약 20년 간의 근무를 뒤로하고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로 자리를 옮긴다. 다이는 메타에서 새롭게 구성될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를 이끌며 디자인, 패션, 기술을 아우르는 미래형 제품 및 경험 개발에 앞장설 예정이다.
다이는 2006년 애플 입사 이후 아이폰, 아이패드, 맥, 애플 워치, 애플 TV, 비전 프로 등 핵심 제품의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담당하며 회사 디자인 철학의 중추 역할을 해왔다. 특히, 최근 iOS 26에 적용된 ‘리퀴드 글라스’ UI 시스템의 주역 중 한 명으로 꼽히며 업계 내 디자인 영향력을 입증했다. 2015년 이후 사용자 인터페이스 총괄 책임자로도 활동했다.
팀 쿡(Tim Cook)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다이의 퇴사를 공식화하며, 후임으로 스티브 르메이(Steve Lemay)를 지명했다. 르메이는 1999년 이후 애플의 주요 제품 디자인 모든 단계에 긴밀히 관여해온 베테랑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사는 최근 애플의 AI 부문 수장 존 지안안드레아(John Giannandrea)가 퇴사하고 그 자리를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AI 전문가 아마르 수브라마냐(Amar Subramanya)가 이어받은 데 이은 또 하나의 고위급 인사 교체다.
메타에서는 앤드루 보스워스(Andrew Bosworth) CTO 산하에서 다이가 새로운 디자인 전략을 주도하게 된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CEO는 “AI를 하나의 디자인 소재처럼 다루겠다는 접근 아래 새로운 제품과 인터랙션을 창조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스튜디오 출범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스튜디오에는 애플 출신 디자이너 빌리 소렌티노와 리얼리티랩스 사용자 인터페이스 총괄 조슈아 토, 산업 디자인 부문 담당 피트 브리스톨, 메타버스 및 예술 부문 리더 제이슨 루빈의 팀 등이 합류한다. 인재 구성만 봐도 메타의 의도는 향후 증강현실(AR) 글래스 등 차세대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저커버그는 “지능이 풍부하고 사람 중심적으로 활용되는 시대가 될수록 디자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며 향후 메타 제품군의 인터랙션 품질을 직관적이고 목적 지향적이며 사람 친화적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메타는 디자인 역량 강화와 AI, 패션, 인터페이스가 융합된 새로운 제품군에 대한 선도적 비전을 제시하고 있으며, 실리콘밸리 내 인재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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