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Just Walk Out', 美·英 공항·경기장으로 확산…무인결제 시대 본격화

| 김민준 기자

고객이 줄을 서지 않고 물건을 들고 매장을 떠날 수 있도록 해주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무인 결제 기술 'Just Walk Out'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18년 첫선을 보인 이 기술은 인공지능(AI), 컴퓨터 비전, 센서, 무선주파수인식(RFID)을 복합적으로 결합해 결제 없이 쇼핑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최근 도입 매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WS에서 헬스케어 AI 및 Just Walk Out 기술을 총괄하는 라지브 초프라 부사장은 최근 열린 AWS 리인벤트 행사에서 “지난 1년 동안 기술 도입이 시험 단계를 넘어 다수의 실제 매장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미국 내 성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과 국가로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초프라에 따르면 올해 도입된 매장 수는 지난해 대비 크게 증가했으며, 내년에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매장이 추가될 예정이다.

Just Walk Out 기술의 활용 범위도 다양하다. 현재 미국 시애틀의 루멘 필드와 런던의 대형 경기장에서 적용되고 있으며, 병원, 대학, 공항 등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뉴욕 JFK 공항과 라스베이거스 국제공항 등 25곳에 달하는 공항 매장에서 이미 운영 중이다. 초프라는 “비행기 탑승 전 잊고 챙기지 못한 물건을 바로 들고 매장을 나설 수 있다”며 공항 내 빠른 쇼핑 경험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 기술의 핵심 동력은 멀티모달 AI 기반의 ‘베이스 모델’이다. AWS가 자체 개발한 이 모델은 생성형 AI와 유사한 아키텍처를 활용해 비전, 텍스트, 센서 등 다양한 입력을 통합적으로 처리하며, 이를 통해 점주와 매장 직원들이 재고 관리나 진열 최적화를 보다 직관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초프라는 “단지 소비자를 위한 기술이 아니라 매장을 운영하는 상인들의 삶도 단순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의 철학은 단순하다. 사람들은 대기 줄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Just Walk Out은 이 기본적인 소비자 심리에 주목했다. AWS는 이 기술을 이용해 복잡한 결제 과정을 완전히 배제하고, 가방을 개봉하지 않아도 물건을 들고 RFID로 빠르게 결제하는 '패스트 레인' 기능도 도입했다. 이는 특히 유동 인구가 많은 공항이나 경기장 같은 장소에서 효과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AI와 디지털 전환의 새로운 국면을 상징한다고 보고 있다. AWS의 선도적인 기술은 단순히 결제를 편리하게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상거래의 개념 자체를 다시 정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객, 점주, 유통업계를 위한 진화된 경험이 기술로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