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무어스레드가 12월 5일 상하이 증시에 화려하게 입성하며 상장 첫날 주가가 500% 이상 급등했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내 대형 IPO 중에서도 가장 높은 첫날 상승률로, 기술주에 대한 투자 열기와 정책적 기대감이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무어스레드는 이날 공모가 114.28위안에 시작해 장중 한때 688위안까지 급등했으며, 이는 공모가 대비 약 502% 상승한 수치다. 종가 기준으로도 약 603위안에 거래를 마쳐 여전히 5배 넘는 상승폭을 기록했다. 무어스레드는 이번 상장을 통해 80억 위안, 한화로 약 1조 6천600억 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는 올해 들어 중국에서 이뤄진 IPO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무어스레드는 2020년 설립된 회사로, 엔비디아의 전 중국 총괄이었던 장젠중이 창업자다. 창업 이후 엔비디아 출신 엔지니어를 대거 유치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고,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필요한 AI 반도체 개발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기술 제재 속에 AI 기술 자립을 강화하는 가운데, 무어스레드 같은 기업은 곧바로 국산 AI 칩 생태계의 중심 기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에서는 무어스레드를 비롯해 화웨이, 캠브리콘 등 토종 AI 반도체 업체들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발판 삼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수출 규제로 외국산 고성능 반도체 수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자국 내 기술력 확보를 통해 대응력을 높이려는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이번 무어스레드의 상장 성적은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 회복 신호로도 해석된다. 2019년 도입된 과학기술 중심의 상하이 커촹반(과창판) 제도 이후,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활발해졌는데, 이번 사례는 그 흐름의 정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중국 내 AI 반도체 산업 전반의 성장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무어스레드가 실제 제품 경쟁력과 수익성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이른바 '중국판 엔비디아'로서의 위상이 더욱 명확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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