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민간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엑스(SpaceX)가 내부자 주식 매각을 추진하면서, 기업가치가 최대 8천억 달러(한화 약 1천180조 원)로 평가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세계 비상장 기업 중에서도 단연 최고 수준으로, 머스크가 주도하는 민간 우주산업의 위상을 대변하는 수치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들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은 12월 5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이스엑스의 내부자 주식 매각이 곧 시작될 예정이며, 관련 내용이 이미 전날 이사회에서 논의됐다고 전했다. 내부자 주식 매각이란 회사 임직원이나 초기 투자자 등이 보유한 구주를 외부 투자자에게 파는 것을 의미한다. 신주를 발행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의 지분 희석 없이 이익 실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니콘 기업(비상장 고성장 기업)들 사이에서 흔히 사용하는 자금 유통 방식이다.
특히 이번 매각은 주당 400달러 이상을 기준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이 가격이 확정된다면 스페이스엑스의 전체 기업가치는 7,500억에서 8,000억 달러 수준으로 산정된다. 이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4,000억 달러였던 기업가치가 약 두 배 가까이 급등한 셈으로, 기술 혁신과 서비스 수요의 증가가 사업 가치에 직접 반영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번 발표가 놀라움을 자아내는 또 다른 이유는, 스페이스엑스가 향후 기업공개(IPO)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기 때문이다. 상장이 실현될 경우 시가총액 규모가 이미 상장된 글로벌 대기업 수준에 필적하게 돼, 전 세계 우주·항공 산업에서도 중대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 업체 오픈AI가 10월 기록한 5천억 달러 기업가치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스페이스엑스의 기술적, 전략적 위치가 얼마나 앞서 있는지를 보여준다.
다만 내부자 주식 매각의 구체적인 규모나 최종 조건은 향후 변경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며, 스페이스엑스 측은 관련 보도에 대해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우주 산업의 민간 영역 확대라는 글로벌 메가트렌드와 맞물려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머스크가 추진하는 저궤도 위성 인터넷 사업 ‘스타링크’와 유인 우주탐사 프로젝트 등이 본격적인 수익 모델로 전환된다면, 스페이스엑스는 단순한 로켓 발사 기업을 넘어선 새로운 시장 창출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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