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첫째 주,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인 re:Invent 2025가 개최되며 AI 중심의 기술 담론이 다시금 무게 중심으로 부상했다. AWS 최고경영자(CEO) 맷 가먼(Matt Garman)은 기조연설에서 실용주의적 접근을 제시했으며, 이번 행사는 아마존의 에이전틱 AI(agentic AI) 전략과 맞춤형 AI 모델 개발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특히 새롭게 발표된 플랫폼 Nova Forge와 세 개의 자율 에이전트 중 핵심인 Kiro는 아마존이 개발자 생태계와 기업에 주도적 AI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
더큐브리서치(theCUBE Research)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데이브 벨란테(Dave Vellante)는 “AWS는 레거시 고객 수백만 명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클라우드 인프라에 더해 AI에 균형 잡힌 투자를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Nova Forge는 자체 데이터 통합을 가능하게 하며, 벨란테는 “이같은 방식으로 학습 데이터를 공개하는 미국 기업은 찾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Kiro는 AI 기반 자동 코딩을 통해 개발자 생산성을 혁신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미디어 및 기술 산업 전반에서도 중대한 변화가 있었다. 넷플릭스(NFLX)는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WBD)를 827억 달러(약 119조 원)에 인수하며 업계 판도를 흔들었고, 구글(GOOGL)과 엔비디아(NVDA)는 AI 칩 및 모델 경쟁에서 날카로운 대치를 이어갔다. 구글은 텐서프로세싱유닛(TPU)을 시장에 출시하며 엔비디아의 독주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아마존은 AI 학습에 특화된 Trainium 칩을 고도화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는 AI 인프라의 ‘지배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벨란테는 “엔비디아는 연산 성능뿐만 아니라 개발 생태계 전체를 리드하고 있으며, 2026년에도 AI 시장 물량의 90%를 차지할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CUDA와 연계된 도구들과 라이브러리는 여전히 경쟁 업체 대비 압도적인 강점이란 평가다.
AI 하드웨어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 내부에서는 반도체 주권 문제 역시 심층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Jensen Huang) CEO는 최근 GSA 어워드에서 반도체 산업 회복 비전을 강조했으며, 기존 분산형 컴퓨팅을 넘어 지능형 AI 공장 모델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에 따르면, “공장은 더 이상 물리적 공간이 아닌, 에이전트 중심의 소프트웨어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러한 전략은 무역 및 지정학적 이슈와도 맞닿아 있다. 더큐브의 공동 창업자 존 퓨리어(John Furrier)는 “중국이 대만 침공을 감행하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인 TSMC가 중국의 통제 하에 놓일 수 있다”며 “이 경우 미국은 극도로 불안정한 반도체 공급 환경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텔(INTC)의 회복세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되지만, 미국 반도체 산업의 전반적 재건과 자립은 여전히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AI와 반도체 생태계, 그리고 지연되는 데이터센터 혁신까지. 이번 re:Invent는 단순히 아마존의 기술 발표 무대를 넘어서, 글로벌 기술 패권과 산업 구조 재편에 관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장이 되었다. 지금의 AI 주도 산업 변화는 가속화될 것이며, 이에 따른 기업 간, 국가 간 경쟁 구도도 긴박하게 전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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