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AI 기반 데이터 처리 역량 강화를 위해 약 11억 달러(약 1조 5,84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인수에 나섰다. IBM은 8일(현지시간) 실시간 데이터 스트리밍 기술을 보유한 콘플루언트(Confluent)를 주당 31달러에 전액 현금 조건으로 인수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콘플루언트 주가 기준으로 약 34%의 프리미엄이 적용된 액수로, IBM이 최근 AI 중심 전략에서 데이터를 핵심 자산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콘플루언트는 오픈소스 데이터 스트리밍 플랫폼 아파치 카프카(Kafka)의 엔터프라이즈 버전을 판매하며, 포춘 100대 기업 중 80%가 이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해왔다. IBM은 이번 인수를 통해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 확산에 따라 급증하는 엔터프라이즈 수요에 대응할 스마트 데이터 플랫폼 구축 전략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번 거래와 관련해 아르빈드 크리슈나(Arvind Krishna) IBM 최고경영자(CEO)는 “콘플루언트 인수로 AI에 최적화된 기업용 데이터 플랫폼을 완성할 수 있게 됐다”며, 복잡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실시간 데이터의 중요성이 급부상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콘플루언트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제이 크렙스(Jay Kreps) 역시 IBM 합병을 통해 글로벌 전략을 가속할 기회를 얻었다고 밝혔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가 과거 IBM의 레드햇(Red Hat, 2019년)과 하시코프(HashiCorp, 2024년)를 포함한 일련의 전략적 인수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분석한다. 이를 통해 IBM은 클라우드 인프라와 AI 솔루션 통합에 필요한 핵심 기술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콘플루언트는 기술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분기 실적이 투자자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매출 전망 하향 조정과 함께 매각 가능성이 지난 10월부터 시장에 제기돼왔다. IBM은 해당 거래가 2026년 중반 마무리될 예정이며, 이듬해부터 감가상각 전 조정 EBITDA에 긍정적 요인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거래 2년 차에는 자유현금흐름 확대 역시 기대하고 있다.
콘플루언트가 제공하는 이벤트 기반 데이터 인프라는 기업들이 대규모 AI 플랫폼을 운영하기 위해 점점 더 실시간 데이터 파이프라인에 의존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핵심 인프라로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IBM은 자사 AI·클라우드·데이터 솔루션을 콘플루언트 고객 6,500개사에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는 기반도 확보했다.
AI 기술의 진보가 ‘데이터 중심 구조’로 이동 중인 상황에서 IBM의 이번 움직임은 단순한 기술 확보를 넘어, 차세대 데이터 경제의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기업 전반에서 실시간 분석과 자동화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는 만큼, 콘플루언트 인수가 향후 IBM의 AI 플랫폼 전략을 구성하는 핵심축이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