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실험실 자동화 기술을 개발 중인 스타트업 메드라(Medra)가 최근 시리즈 A 투자 라운드에서 5,200만 달러(약 748억 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과 로봇 공학을 융합해 '물리적 AI 과학자(Physical AI Scientist)'라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신약 개발을 혁신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휴먼 캐피탈(Human Capital)이 주도했으며, 럭스 캐피탈(Lux Capital), 네오(Neo), NFDG 등 기존 투자자뿐 아니라 카탈리오 캐피탈(Catalio Capital Management), 멘로 벤처스(Menlo Ventures), 퓨전 펀드(Fusion Fund) 등 유력 벤처펀드들도 새롭게 참여했다. 메드라는 해당 자금으로 팀을 확충하고, 자사 기술인 물리적 AI 시스템와 ‘과학 AI(Scientific AI)’의 연구·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 중 완전 자동화 실험실을 직접 구축해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메드라가 구상 중인 물리적 AI 과학자는 기존의 AI 기술이 이론 설계에만 머무는 한계를 극복하고, 실제 실험 장비와 연동해 가설을 검증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인간 과학자의 개입 없이 실험을 설계하고 자동으로 결과를 해석하는 구조다. 메드라는 인간의 실험 수고를 줄이는 수준을 넘어, 반복 가능한 실험-해석-재학습 루프를 AI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개발 중인 메드라의 시스템은 일부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에서 실환경 테스트를 받고 있으며, 제넨텍(Genentech), 애디션 테라퓨틱스(Addition Therapeutics), 컬티바리엄(Cultivarium) 등이 협력사로 이름을 올렸다. 연구 현장에서는 연간 수백만 건의 실험이 진행되지만, 실험 결과가 AI 학습으로 효과적으로 재활용되지 못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미셸 리(Michelle Lee) 메드라 CEO는 “예측→실험→피드백→예측이라는 순환 모델을 실현해야 신약 개발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재 신약 한 건이 시장에 등장하는 데에는 평균 10~15년이 걸리며, 비용은 약 20억 달러(2조 8,800억 원)를 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메드라는 이러한 병목을 타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휴먼 캐피탈의 설립자 아르만 알리(Armaan Ali)는 “메드라는 단순한 실험실 자동화 기업이 아니라 과학 자체의 방식을 재정의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접근이 혁신 신약의 임상 성공률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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