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전 세계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이 상업화 단계로 접어드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양산 체계 도입과 실제 수요 창출 여부에 따라 산업 전반에 대한 기대감과 회의론이 동시에 부상할 수 있는 분기점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메리츠증권은 12월 16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26년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실체를 확인할 해로 전망했다. 최근 노르웨이 1X 테크놀로지스가 서구권 최초로 일반 소비자 대상(B2C) 판매에 나선 데 이어, 글로벌 주요 업체들이 양산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관련 산업의 접근성과 관심도는 크게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기술 발전의 속도에 비해 상용화에 걸맞은 수요 기반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을 경우, 초기 기대와 달리 시장이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보고서는 하드웨어 성능과 소프트웨어의 융합, 그리고 실질적인 활용처 확보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휴머노이드 산업 전반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내년 1분기 중 옵티머스 3세대 공개 및 양산을 예고했으며, 미국의 피겨AI는 2026년 한 해에 1만 2천 대 생산, 오는 4년간 누적 10만 대 출하 목표를 설정해 공격적인 확대 전략에 나서고 있다. 이 외에도 미국의 어질리티 로보틱스, 중국의 유비테크와 애지봇 등도 양산 계획을 앞다퉈 발표하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공급망 측면에서는 뚜렷한 구조적 위험도 제기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 공급망의 약 63%가 중국의 통제 아래 있으며, 특히 구동 장치인 액츄에이터 같은 전략 부품은 중국의 수출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과거 중국은 자국의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 사례가 있어, 서구권 업체 입장에선 안정적인 대체 공급망 확보가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을 포함한 비중국계 생산망에 기회 요인을 제공할 수 있다. 보고서는 중국 외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들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며, 국내 업체들이 내년 휴머노이드 시장의 주요 참여자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흐름은 2026년을 기점으로 휴머노이드 산업이 단순 기술 전시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상업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무대로 전환될 것임을 시사한다. 산업 내 균형 잡힌 성장과 자립적 생태계 마련 여부가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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