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심리 노린 AI 위협 막는다… 어댑티브 시큐리티, 1,166억 투자 유치

| 김민준 기자

AI 기반 소셜 엔지니어링 방어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어댑티브 시큐리티(Adaptive Security)가 최근 8,100만 달러(약 1,166억 원)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자금 유치는 제품 개발 가속화와 고객 확장에 사용될 예정으로, 인공지능으로 고도화된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는 기술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

2024년에 설립된 어댑티브 시큐리티는 기술적 취약점이 아닌 ‘인간의 심리’를 노리는 신종 공격에 대응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메일 피싱, 문자(SMS), 음성 딥페이크 등 실제 AI 기반 공격을 그대로 시뮬레이션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 시뮬레이션은 조직 내 사용자들이 얼마나 쉽게 속을 수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평가하고, 해당 직원에게 맞춤형 교육을 자동 제공하는 기능까지 포함한다.

특히 어댑티브의 플랫폼은 단순 경고 수준을 넘어, 직원 스스로가 정교한 위협을 인지하고 구별해낼 수 있도록 ‘학습 경험’ 중심의 훈련을 제공해 눈길을 끈다. 실전과 유사한 위협 시나리오를 반복 학습하도록 구성돼 있으며, 최신 공격 기술이 반영되도록 지속적으로 교육 콘텐츠가 업데이트된다.

브라이언 롱(Brian Long) 최고경영자(CEO)는 “위협은 실시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조직이 변화를 명확히 인식하고, 이에 발맞춰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사명”이라고 밝혔다. 롱 CEO는 정보기술팀 중심의 대응 체계로는 AI 위협을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인간 중심의 보안 전략의 전환 필요성을 역설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2025년 1월 공식 출시 이후 현재까지 500곳 이상의 대기업 고객을 확보했다. 명단에는 페이팔(PYPL), 제록스(XRX), 보스, 전미하키리그(NHL),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피그마, 램프, 비메오(VMEO), 테일러메이드와 퍼플렉서티 AI 등 다양한 산업군이 포함돼 있다.

이번 시리즈 B 투자에는 베인 캐피털 벤처스(Bain Capital Ventures)를 비롯해 엔비디아(NVDA)의 벤처캐피털 NVentures와 오픈AI 스타트업 펀드, 앤드리슨 호로위츠, 앱스트랙트 벤처스, 캐피털 원 벤처스, 씨티 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베인 캐피털의 엔리케 세일럼 파트너는 “AI 기반 위협이 확산하면서 인간 보안 계층이 이사회 차원의 우선 과제로 부상했다”며 어댑티브가 이에 대응하는 대표적 플랫폼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 회사는 올해 4월 4,300만 달러(약 619억 원), 9월 1,200만 달러(약 173억 원)를 각각 투자 유치한 데 이어, 이번에 총 8,100만 달러를 추가 확보하며 누적 투자 유치액을 1억 3,600만 달러(약 1,958억 원)로 늘렸다.

AI 위협이 기술 장벽이 아닌 인간 심리를 공략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어댑티브 시큐리티 같은 전문 스타트업의 등장은 보안 시장의 전략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최신 기술보다는 ‘사람’을 중심에 둔 방어 체계가 새로운 보안 표준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