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도 미국 테크업계의 구조조정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마존(AMZN), 인텔(INTC)을 비롯한 주요 대기업부터 AI, 우주항공, 대체 단백질 스타트업까지 전방위적인 정리해고가 이어지면서 업계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현재까지 올 한 해 미국 기반 테크 기업에서 최소 12만6천여 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집계된다.
최근 몇 주 동안 아마존은 워싱턴주 시애틀과 벨뷰, 원격 근무 인력을 포함해 총 84명을 감원했다. 이번 정리해고는 앞서 발표한 글로벌 감원 계획 1만4,000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별도 조치로 밝혀졌다. 인텔도 11월 본사에서 45명을 줄이고, 보위어스 애비뉴 사무소와 줄리엣 레인 시설에서 추가로 14명을 감축하면서 꾸준히 인력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감원 바람이 대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애틀 기반의 아웃바운드 에어로스페이스는 자금 조달 실패로 전직원을 내보내며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공동창업자인 제이크 아르멘타는 초기 투자자들이 대형 항공기에서 군용 드론으로 전략을 전환한 뒤 이탈했다고 설명했다. AI 이미지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던 독일의 아이엠(EyeEm) 역시 스페인 ‘프리픽’에 의해 2023년 인수된 뒤에도 경영이 어려워지며 미국 뉴욕 지사 인력을 포함해 내년 1월 완전 폐업을 예고했다.
대체 단백질 분야에서도 탈락자가 속출하고 있다. 예루살렘에 본사를 둔 비리버 미츠(Believer Meats)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공장 건설비 미지급 문제로 소송에 직면했으며 이를 계기로 매각을 추진 중이다. 미국 내 직원 수나 피해 규모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점만은 분명하다.
이번 주 크런치베이스 집계 기준, 지난 7일간 최소 251명의 테크업계 인력이 해고되었거나 해고가 예정된 상태다. 지난 2022년부터 불어닥친 감원 우려는 매년 전방위로 확산됐다. 2022년엔 약 9만3,000명, 2023년에는 19만 명 이상, 2024년에는 9만5,000명 이상의 미국 내 테크 인력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2025년에는 벌써 12만6,000명을 넘어선 상태다.
가장 많은 감원을 단행한 기업은 인텔로 올해만 2만7,159명을 감축했다. 뒤를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1만5,387명, 버라이즌 1만5,000명, 아마존 1만4,709명을 줄이며 대규모 감원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도 예외 없이 연이어 인력 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스타트업들도 연쇄적으로 문을 닫고 있어 구조조정의 여파는 더욱 오래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2025년에도 추가적인 인력 감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자 유치가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는 스타트업들이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비용 절감을 단행하며, 이 과정에서 인건비 감축은 가장 즉각적인 수단으로 떠오른다. 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벤처 홈런이 다시 이어지지 않는 한, 테크업계 인력 구조조정의 긴 터널은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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