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2나노미터 모바일 프로세서가 삼성전자에 의해 공개되며 반도체 기술 경쟁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폈다. 삼성은 차세대 고성능 모바일 칩인 '엑시노스 2600'을 지난 19일(현지시간) 발표하며, 업계에서 가장 앞선 2나노 공정 기반 기술을 처음으로 스마트폰 영역에 적용한 선두주자가 됐다.
현재 상용화된 스마트폰 칩 대부분은 3나노 공정을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2나노 노드는 동등한 전력에서 최대 15% 더 빠른 성능을 제공하거나, 기존 성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전력 소비를 30%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기대를 모은다. 이같은 향상은 삼성이 독자 개발한 ‘GAA(Gate-All-Around)’ 기술 덕분이다. 이는 트랜지스터를 360도 둘러싸는 구조로 전력 누수를 줄이고, 회로 밀도를 높이는 등 전반적인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엑시노스 2600은 중앙처리장치(CPU) 성능만 놓고 봐도 전 세대보다 39%나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총 10개의 CPU 코어가 장착됐고, 그중 하나는 Arm의 최신 플래그십 설계인 ‘Arm C1-울트라’ 기반이며, 이는 AI 연산 가속 기능인 SME2를 탑재해 인공지능 워크로드 처리 성능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삼성은 독립된 신경망 처리 장치(NPU)를 별도 탑재해 전작 대비 113% 더 빠른 AI 연산 성능도 함께 제공한다.
그래픽 처리 능력도 대폭 개선됐다. 새로운 GPU는 이전 세대 대비 두 배 향상된 성능을 제공하고, 특히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 기술을 50%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원래 영화 산업에서 개발된 것으로, 스마트폰에서도 사실적인 빛과 그림자 효과를 구현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이번 출시에는 또 다른 의미도 숨어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AMD가 삼성의 2나노 공정에 관심을 보였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기술 전문 매체는 AMD가 내년 초 삼성과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며, 조건은 삼성의 공정이 일정 성능 요건을 충족할 경우라는 점을 전했다. 이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이 TSMC와의 경쟁 구도에서 기술적 신뢰를 입증할 수 있는 중대한 기회로 해석된다.
이번 엑시노스 2600의 발표는 삼성전자가 다시 한 번 시스템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게임 체인저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적 시도로 해석된다. AI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고성능, 저전력 모바일 칩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삼성의 2나노 프로세서가 어떤 시장 반응을 끌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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