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 이후, 자율주행차 기업 웨이모(Waymo)가 로보택시 차량에 대한 긴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웨이모는 이 조치가 향후 유사 사태에서 차량이 보다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는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전력망 붕괴와 같은 비상 사태에도 교차로나 주요 도로 한복판에서 제멋대로 멈추지 않고, 차선 밖 안전 구역으로 스스로 이동해 교통 정체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앞서 샌프란시스코 전역에 걸친 정전으로 인해 수많은 웨이모 차량이 교통 신호등이 꺼진 채 차량 통행량이 많은 교차로에서 멈춰 서면서 도시 전반의 교통 혼란을 가중시켰다.
문제의 정전은 퍼시픽 가스 앤 일렉트릭(PG&E) 변전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도심 전체 전력 공급의 3분의 1이 끊긴 데서 비롯됐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주말은 연말 쇼핑 시즌의 절정이었다. 웨이모는 도로 상황이 악화되자 로보택시 운행을 사전에 중단하고 시 교통 당국과 협력해 멈춰선 차량들을 회수하거나 인근 안전 구역으로 이동시키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웨이모의 원격 지원 시스템은 당시 동시에 다수의 차량이 작동 중단 상태에 빠지면서 예상만큼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일부 자율주행차는 실제 교차로에서 장시간 멈춰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교차로마다 멈춰선 웨이모 차량들 사이를 수십 명의 경찰과 소방대원이 이동하며 수작업으로 교통을 정리하는 장면이 다수 공유됐다.
웨이모 측은 이번 사태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자사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차량이 정전 등 비상 상황에서 더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설계 개선 방안도 검토 중이다. 웨이모는 “자율주행 기술이 실제 도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외적 상황에까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웨이모는 현재 미국 내 5개 도시에서 상업용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올해만 1억 마일 이상의 자율주행 데이터를 축적했다. 회사는 2026년까지 20개 이상의 도시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정전 사태는 웨이모가 구축해온 운행 신뢰성에 대한 시험대가 된 셈이며, 자율주행차 기술 전반의 행보에도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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