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메타버스 접고 AI 올인…리얼리티 랩스 1,500명 감원

| 김민준 기자

메타플랫폼(Meta Platforms)이 메타버스 사업을 관장하는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 부문 인력의 약 10%를 감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체 인력 7만 8,000명 가운데 약 15,000명이 속한 조직에서 1,500명 수준에 달하는 대규모 감원이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메타 측은 빠르면 이번 주 화요일(현지시간)에 공식 발표를 예정하고 있으며, 앤드루 보즈워스(Andrew Bosworth)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직원들에게 수요일 주요 회의 참석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대규모 감원은 메타가 기업 전략의 중심축을 메타버스에서 인공지능(AI)으로 전환하는 흐름 속에서 추진되고 있다. 리얼리티 랩스는 메타의 VR·AR 하드웨어(퀘스트 헤드셋)와 메타버스 플랫폼(호라이즌 월드) 등 신규 기술 투자를 주도해 왔지만, 그간 매년 수십억 달러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 확보에 실패해 왔다. 특히 가상현실이 주류 기술로 부상하지 못하는 가운데, 투자 대비 실적 부진이 불가피한 구조적 문제로 지적받아왔다.

앞서 메타는 지난해 12월에도 리얼리티 랩스 인력의 약 30% 해고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실제로 지난 4월에는 일부 혼합현실 부서에서 100여 명을 정리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슈퍼인텔리전스 연구조직 내 AI 인력 600명을 감축하며 AI 사업 재편 작업에 돌입했다.

이번 인력 감축은 메타가 AI 인프라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인공신경망 '라마(Llama)' 시리즈 확대와 맞물려 있다. 여기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전반에 AI 추천 시스템 도입, 자체 AI 반도체 개발, 데이터센터 확장 등 광범위한 AI 기술 투자가 이어지며 조직 재정비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구조조정 차원을 넘어 메타의 전략적 리포지셔닝을 상징한다. 사실상 메타버스의 한계를 인정하고, 기업의 성장 동력을 AI에서 찾겠다는 의지가 투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테크 기업들이 감원 수순을 밟으면서, 약 25만 명의 IT 인력이 일자리를 잃었고 그중 17만 명은 미국 기업 소속이었다. 이는 AI가 가져올 미래를 정비하는 대가로, 테크 업계가 대대적인 인력 재편에 나서고 있음을 방증한다.

메타의 전략 전환이 향후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그리고 메타버스의 교훈이 AI 중심의 새로운 기술 장으로 어떻게 녹아들지는 앞으로의 기술 산업 흐름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