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쟁시장청(CMA)의 압박에 따라 구글(GOOGL)과 애플(AAPL)이 자사 앱스토어 운영방식을 전면 수정하기로 합의했다. 두 기업은 자사 앱에 특혜를 주던 관행을 중단하고, 앱 순위 산정과 사용자 데이터 처리 등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는 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CMA가 지난해 두 기업의 앱 시장 지배력을 ‘사실상 듀오폴리(duopoly)’로 규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CMA는 구글과 애플이 모바일 생태계를 장악한 뒤 자신들에게 유리한 규칙을 자의적으로 설정하고 전체 프로세스를 통제한다고 비판했으며, 영국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개발사들 또한 차별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구글과 애플은 자사 플랫폼 위에서 모든 앱을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투명한 방식’으로 평가하고 순위를 매기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방식도 명확히 공개하며 경쟁사 앱을 불리하게 만드는 관행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애플은 iOS에서 자사 앱에만 제공하던 기능을 외부 개발자에게도 개방해, 보다 경쟁력 있는 대체 제품의 개발이 가능하도록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CMA의 수장인 사라 카델은 “이번 합의는 디지털 시장 경쟁 정책의 유연성과 즉각적인 실행력을 잘 보여준 사례”라며, “영국의 앱 경제를 실질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 핵심 조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앱 관련 경제활동은 현재 국가 GDP의 약 1.5%를 차지하며, 4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직간접적으로 창출하고 있다.
양사는 CMA의 권고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애플은 “우리는 모든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으며,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 또한 정책 변화에 협조하겠다고 하면서도 “현재 운영 원칙 자체가 이미 충분히 공정하고 투명하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한편 이번 조치는 법적 강제력이 있는 제재는 아니며, 합의 이행이 미흡할 경우 강화된 규제가 뒤따를 수 있다. 이는 디지털 경쟁 측면에서 강력한 집행력을 앞세우는 유럽연합(EU)의 접근 방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실제로 EU는 사례에 따라 수억 유로대의 과징금을 부과하며 미국 빅테크의 규범 준수를 이끌어왔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와 미국 주요 IT 기업들은 최근 EU와의 규제 갈등에서 점점 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 영국 정부는 규제를 강행하기보다는 실무적이고 타협적인 접근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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