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올릭스, 광자 기반 AI 칩으로 2.2억 달러 유치…엔비디아 넘본다

| 김민준 기자

AI 기반 광자칩 기술을 개발하는 영국 스타트업 올릭스컴퓨팅(Olix Computing)이 최근 2억 2,000만 달러(약 3,168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라운드는 벨기에 벤처캐피탈 허밍버드벤처스(Hummingbird Ventures)가 주도했으며, 올릭스의 기업가치는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올릭스가 개발 중인 칩은 광자 통신 기술과 고속 메모리 방식을 결합한 OLIX 광자 텐서 프로세싱 유닛(OTPU)으로, 학습이 완료된 인공지능 모델을 실제 환경에서 실행하는 '추론(inference)'에 특화돼 있다. 특히 이 프로세서는 기존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배제하고 대신 SRAM 기반 아키텍처를 채택함으로써 메모리 병목현상인 '메모리 장벽(memory wall)' 문제를 효율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존 HBM은 데이터 저장과 처리 속도에서 성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지만, 올릭스는 이를 완전히 배제하고 AI 칩 내에 SRAM을 직접 통합해 데이터 이동 거리와 시간 모두를 줄였다. SRAM은 트랜지스터 6개로 구성돼 복잡하지만, 입·출력 속도가 빠르고 AI 칩에 바로 내장 가능한 구조다. 이는 에너지 효율성과 응답 속도 향상에서 장점으로 작용하며, 이보다 앞서 동일한 접근법을 취한 세레브라스시스템즈(Cerebras Systems)의 사례와도 유사하다.

올릭스의 OTPU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텐서 연산에 최적화돼 있으며, 이는 대부분의 인공지능 모델이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기본 단위와 직결된다. 업계에서는 해당 칩이 텐서뿐 아니라 벡터 및 스칼라 연산을 병행 처리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이는 구글의 텐서 프로세싱 유닛(TPU)이 메모리 관리 연산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구성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눈에 띄는 점은 칩 내부에 통합된 광자 부품의 역할이다. 구체적인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블로그 게시물에서 언급된 '혁신적인 메모리 및 인터커넥트 아키텍처'로 미루어볼 때, 광자 기술은 회로 간 데이터 전송 속도를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인터커넥트(Interconnect) 시스템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광자 전송은 전기 신호보다 속도가 빠르고 에너지 소비가 낮기 때문에, 차세대 고성능 AI 칩 개발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현재 이와 유사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스타트업으로는 아야랩스(Ayar Labs) 등이 있다. 아야랩스는 칩 표면적 40제곱센티미터 이상에서도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광학 인터포저(optical interposer)를 개발해 널리 주목받고 있으며, 이 기술은 엔비디아(NVDA)의 최신 AI GPU 블랙웰 B200보다도 두 배 이상 큰 면적을 소화할 수 있다.

올릭스는 이번 투자 자금을 칩 설계 및 시제품 생산, 그리고 기존 AI 모델을 OTPU에 이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컴파일러 개발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 밝혔다. 회사 웹사이트에 게시된 채용 공고에 따르면, 올릭스는 이미 관련 컴파일러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OTPU의 실제 출시는 내년으로 예정돼 있다.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올릭스는 광자 기반 AI 반도체 시장에서 선두 주자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전력 효율성과 데이터 처리 속도라는 두 가지 기술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OTPU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경우, 기존의 실리콘 중심 AI 칩 설계 패러다임에도 상당한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