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급증에 승부 건 엑스트림… '에이전틱 네트워크'로 반격

| 김민준 기자

엑스트림 네트웍스가 최근 7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증권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지난해 9월 고점 대비 3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회사 측은 최근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공급망 불확실성이 네트워크 업계 전반에 걸쳐 수익률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드 마이어코드(Ed Meyercord) 최고경영자(CEO)는 실리콘앵글과의 인터뷰에서 “AI에 대한 광범위한 투자로 메모리와 같은 핵심 부품의 수급에 타격이 생기고 있어 전체 네트워크 공급망이 긴장하고 있다”며 “이런 구조적인 변수는 산업 전체의 문제로, 과거에도 유사한 사이클을 겪은 바 있다”고 말했다.

마이어코드는 현재의 수급 불균형이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인해 18~24개월은 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자사의 탄력적인 가격 조정 능력과 타깃형 구매 전략 등을 통해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엑스트림 네트웍스는 지난해 제품 가격을 평균 7% 인상하며 수익성을 방어했다.

그는 또 “네트워크는 핵심 인프라이기 때문에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강하다”며, 대형 경쟁사인 시스코 시스템즈(CSCO)보다 규모가 작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컨테이너선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선박을 조정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부품 조달이 더 유연하다”고 했다.

단기적으로는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의 주니퍼 네트웍스 인수 계획으로 업계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엑스트림이 그 반사 이익을 일부 누리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마이어코드는 “주니퍼는 HPE와 성향이 매우 다르고 문화적 충돌이 예상되며 이 통합 과정이 향후 2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엑스트림은 최근 주니퍼 출신 인재 2명을 영입하는 등 AI 네트워크 전환 경쟁에서 선제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또 경쟁사인 시스코가 파트너 프로그램을 개편하면서 상위 파트너 외에는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톱 50에 들지 않는 파트너라면 엑스트림 같은 새로운 대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전략 측면에서 엑스트림은 'AI-우선(AI-first)' 기반 네트워크 플랫폼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머신러닝 기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에이전틱 AI를 핵심으로 한 자동화 네트워크 관리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이어코드는 “고장 진단, 라이선스 관리, 네트워크 설계까지 자동화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엑스트림의 서비스 에이전트는 장치 로그를 추출하고 네트워크 상태를 분석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문제 해결 시간을 며칠에서 몇 분 단위로 단축한다고 한다. “이 에이전트는 무엇을 했고, 어떤 과정에서 결론에 도달했는지를 전부 보여준다”며 투명성과 신뢰성을 강조했다.

마이어코드는 향후 이 AI 에이전트를 서드파티 파트너들이 자사 솔루션과 통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비스나우(NOW)의 헬프데스크 워크플로우 통합이나 소매유통 분야의 위치 기반 서비스 등으로 기능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엑스트림은 마이크로소프트(MSFT), 아마존웹서비스(AWS)와도 협력 관계를 확대 중이다. 특히 시애틀 지역의 AI 전문 인력을 50명가량 확보해 이들의 리소스를 클라우드 대기업과의 공동 개발에 집중 투입하고 있다. 마이어코드는 이를 두고 “이들 기업은 경쟁자가 아니라 생태계 구축을 위한 동반자”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업들의 AI 활용이 점차 데이터센터에서 엣지로 전환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이어코드는 “처음에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학습과 실험을 주도했지만,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현장단 엣지에서도 AI 네트워크 성능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Wi-Fi 7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며, 브로드컴(AVGO)과 협력해 해당 표준을 가장 먼저 상용화한 기업으로 성과도 올라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엑스트림은 AI 네트워크 자동화를 토대로, 폭증하는 IT 수요에 정확히 대응하고 인프라 운영 인력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이어코드는 “AI는 인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시간을 더 가치 있는 일에 활용하게 해주는 보완재가 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