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파나 랩스, AI 기반 관측 기술로 12조 원 기업가치 눈앞

| 김민준 기자

오픈소스 기반 관측 플랫폼인 그라파나 랩스(Grafana Labs)가 기업가치를 90억 달러(약 12조 9,600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가 이번 투자 라운드를 주도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투자금액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투자 업계에 정통한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딜이 성사되면 그라파나 랩스의 가치는 기존 66억 달러(약 9조 5,000억 원)에서 큰 폭으로 뛰게 된다. 그라파나는 앞서 2024년 8월에도 GIC를 비롯해 알파벳(GOOGL)의 벤처펀드 캐피털G, 라이트스피드, 세쿼이아 캐피털 등의 참여 속에 2억 7,000만 달러(약 3,888억 원)의 시리즈 라운드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그라파나 랩스는 오픈소스 SW ‘그라파나’를 상업화한 기업으로, IT 인프라의 수많은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 대시보드 형태로 시각화해 주는 것이 강점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인공지능 기능도 더해 복잡한 시스템 오류를 스스로 진단하거나, 챗봇 기반의 사용자 가이드를 지원하는 등 제품 성능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AI 기능 중 대표적인 것은 ‘시프트 인베스티게이션(Sift Investigation)’이라는 도구로, 쿠버네티스 클러스터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자동 감지한다. 또 다른 기능인 k6는 대규모 트래픽을 시뮬레이션해 SW의 리소스 내구성과 확장성을 측정하는 데 활용된다.

회사의 빠른 매출 성장도 투자 매력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그라파나 랩스의 연환산 매출(ARR)은 2024년 8월 2억 5,000만 달러(약 3,600억 원)에서 2025년 9월 기준 4억 달러(약 5,760억 원) 수준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IPO에 나설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진행한 1억 5,000만 달러(약 2,160억 원) 규모의 주식매입 프로그램(텐더 오퍼)을 통해 상장 전 직원이나 초기 투자자에게 현금화 기회를 제공한 점도 유사한 기조를 뒷받침한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될 경우, 기존 투자자들의 지분 참여와 함께 전략적 독립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와 같은 고밸류 환경에선 인수합병 시도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AI와 모니터링 기술에 대한 시장 관심이 고조되면서 업계 주요 플레이어들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라파나 랩스의 경쟁사 뉴렐릭은 지난 2023년 약 65억 달러(약 9조 3,600억 원)에 사모펀드 프란시스코 파트너스와 TPG에 매각된 바 있으며, 이와 같은 선례가 유사한 고성장 스타트업의 가치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