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팅, CPU·GPU 보완하는 ‘세 번째 축’으로… 연구실 넘어 산업 확장 본격화

| 강수빈 기자

양자컴퓨팅이 기존 컴퓨팅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CPU, GPU를 잇는 ‘보완재’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선 향후 10년 안에 양자컴퓨팅 시장이 1,0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화로는 약 149조9,200억원 규모다.

핵심은 ‘공존’이다. 지금까지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기업용 연산의 중심축이었다면, 앞으로는 특정 문제를 빠르게 푸는 양자장치가 여기에 결합하는 형태가 유력하다는 뜻이다. 다만 양자컴퓨팅이 실제 산업 현장으로 확산하려면 오류 보정, 소프트웨어 도구, 기존 초고성능컴퓨팅(HPC) 시스템과의 연결 같은 난제가 먼저 풀려야 한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는 이 지점에 주목하고 있다. 톰 벡 ORNL 과학 협력 부문 책임자는 HPE 월드 퀀텀 데이 2026 인터뷰에서 양자컴퓨팅을 고성능컴퓨팅의 ‘다음 개척지’로 평가하면서도, 초기에는 범용 시스템이 아니라 특정 연산을 맡는 전문 가속기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초거대 컴퓨터와 양자장치 사이에서 정보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주고받느냐는 점이라는 의미다.

양자컴퓨팅, 왜 아직 대중화되지 못했나

양자컴퓨팅은 정보를 0 또는 1로만 처리하는 기존 비트와 달리, 동시에 여러 상태를 가질 수 있는 큐비트(qubit)를 사용한다. 이론적으로는 방대한 데이터와 변수들을 순차가 아닌 병렬로 처리할 수 있어, 일부 문제에서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른 계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 초기 단계다. 양자장치는 기존 컴퓨터보다 오류가 훨씬 많고, 이를 제어하는 고급 프로그래밍 도구도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 업계가 ‘양자 가속’의 잠재력을 높게 보면서도 상용화 시점을 신중하게 보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팅이 연구실을 벗어나려면 HPC와 인공지능(AI), 그리고 양자 시스템이 하나의 흐름 안에서 결합해야 한다고 본다.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와 엔비디아($NVDA), ORNL 협력이 대표적 사례다. 이들 기관은 NVQLink, CUDA-Q 같은 도구를 활용해 기존 컴퓨팅 클러스터와 양자 프로세서를 연결하고, 양자 오류 보정과 하이브리드 알고리즘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

AI도 양자컴퓨팅 상용화의 핵심 변수

양자컴퓨팅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오류 보정 문제에서도 AI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일부 연구진은 AI가 더 효율적인 양자 회로를 설계하고 오류 보정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동시에 새로운 양자 알고리즘을 찾거나, 고전 컴퓨팅과 양자컴퓨팅을 함께 쓰는 혼합형 워크플로의 효율을 높이는 데도 AI가 활용되고 있다.

독일 뮌헨의 라이프니츠 슈퍼컴퓨팅 센터는 이미 2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슈퍼컴퓨터 ‘슈퍼MUC-NG’에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작업이 들어오면 시스템이 해당 연산을 슈퍼컴퓨터에서 처리할지, 양자컴퓨터에 넘길지를 자동으로 판단하는 구조를 구현했다. 이는 양자컴퓨팅이 독립된 장비가 아니라, 특정 작업에 투입되는 자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소와 빅테크 협력, 양자 생태계 키운다

양자컴퓨팅 발전의 최전선은 주요 국립연구소와 기술 기업의 협력 현장에 있다.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는 CPU, GPU, AI, 양자 가속기를 하나의 이종 시스템으로 묶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HPE, 인텔($INTC), 엔비디아($NVDA), 오라클($ORCL) 등이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목표는 복잡한 하드웨어 구조를 소프트웨어 계층 아래로 숨기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용자가 양자컴퓨팅의 어려운 물리 개념을 몰라도 기존 업무 흐름에 양자 자원을 자연스럽게 붙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양자컴퓨팅의 대중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단계로 평가된다.

호주 퍼스의 포시 슈퍼컴퓨팅 연구센터 역시 비슷한 접근을 택했다. HPE 크레이 부문의 지원으로 구축한 슈퍼컴퓨터 ‘세토닉스’를 기반으로, 복잡한 문제 가운데 양자 가속 효과가 큰 구간을 미리 찾아내고 검증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연구자들은 실제 양자 하드웨어에 작업을 올리기 전, 고전 컴퓨팅 환경에서 알고리즘을 먼저 시험할 수 있다.

이 같은 개방성과 실험 환경 확대는 지금도 양자컴퓨터의 표준 구조가 하나로 정리되지 않은 이유와도 연결된다. 현재 이온 기반, 원자 기반, 초전도 방식 등 다양한 접근이 병존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를 혼란이 아니라 진화 과정으로 본다. 각 플랫폼이 서로의 장단점에서 배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HPE, ‘양자 확장 연합’ 출범… 보안 대응도 병행

HPE는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양자컴퓨팅을 확장하기 위한 연합도 꾸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HPE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시놉시스($SNPS), 퀀텀 머신스, 위스콘신대학교 등을 창립 멤버로 하는 ‘퀀텀 스케일링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이 연합은 HPE랩스의 마수드 모세니 박사와 함께 2025년 노벨상 수상자인 존 마티니스가 공동 주도한다. 마티니스는 양자컴퓨터가 반도체 제조부터 지속가능한 비료 생산까지, 기존 방식으로 풀기 어려웠던 문제를 해결할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보안 대응도 병행되고 있다. 업계가 말하는 ‘Q-데이’는 완전한 확장성을 갖춘 양자컴퓨터가 현재 암호 체계를 깨뜨릴 수 있는 시점을 뜻한다. 시장에선 아직 최소 4~6년 정도 시간이 남았다고 보지만, 기업들은 이미 대비에 나섰다. HPE는 프로라이언트 하드웨어에 양자내성 알고리즘을 통합하고, 실리콘 루트 오브 트러스트와 엣지-투-클라우드 프레임워크에 포스트 양자 암호 기술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유럽·중국까지 경쟁… ‘AI 초기’ 닮은 시장

양자컴퓨팅 경쟁은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유럽에서는 8개국 13개 기관이 참여한 ‘루미-Q’ 컨소시엄이 고전 슈퍼컴퓨터와 양자 시스템을 결합해 소재과학, 배터리, 자석, 신약 개발용 분자 모델링 등에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목표는 유럽 연구자들이 실제 수요를 시험하며 미래 활용처를 찾도록 돕는 것이다.

중국과 미국은 양자 기술 특허 출원에서 가장 앞선 국가로 꼽힌다. 미국 백악관도 양자컴퓨팅 투자, 인프라, 보안, 상용화를 포괄하는 연방 차원의 전략 마련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금의 양자컴퓨팅이 한때 ‘아직 실전용이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던 초기 AI 시장과 닮았다는 시각도 나온다. 해결해야 할 기술 문제가 적지 않지만, 연구 현장에서는 이미 방향이 분명해졌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벡은 최근 벤더들의 칩과 큐비트 기술 발전, 오류 보정의 진전을 지켜보며 TP AI 유의사항 TokenPost.ai 기반 언어 모델을 사용하여 기사를 요약했습니다. 본문의 주요 내용이 제외되거나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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