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엑스가 기업공개를 마무리하면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뿐 아니라 초기부터 회사 성장에 자금을 댄 투자자와 오랫동안 지분을 보유한 임직원, 관련 펀드에 돈을 넣은 대학들까지 큰 수혜를 입게 됐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현지시간) 스페이스엑스 상장으로 막대한 평가이익을 거둔 인물과 기관들을 소개했다. 비상장 기업은 통상 일반 투자자가 쉽게 들어가기 어렵기 때문에, 초기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상장 시점에 가장 큰 과실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스페이스엑스의 오랜 성장 스토리에 함께한 자금이 한꺼번에 주목받는 흐름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뮤추얼펀드 매니저 론 배런이 꼽힌다. 올해 83세인 그는 2017년 스페이스엑스 기업가치가 220억달러, 우리 돈 약 33조4천억원 수준일 때 투자에 나섰다. 2022년 머스크가 엑스(X·옛 트위터) 인수 자금을 마련하느라 어려움을 겪을 때는 자신의 사재 3천500만달러를 포함해 모두 1억달러를 빌려주기도 했다. 지난달 기준 배런이 운용하는 펀드 자산의 30%는 스페이스엑스, 19%는 테슬라로 채워져 있었는데, 이는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들에 대한 강한 확신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엔비디아 투자 안목으로 이름을 알린 개빈 베이커도 2015년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재직 당시 스페이스엑스의 벤처 투자 유치에 참여했고, 이후 자신이 세운 투자회사를 통해 지분을 더 사들였다. 다르사나 캐피털 파트너스 역시 2019년부터 투자한 뒤 한 주도 팔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헤지펀드의 수익이 100억달러를 넘길 수 있다고 봤다.
회사 내부 인사들의 보상 효과도 컸다. 20년 넘게 스페이스엑스에서 일한 귄 숏웰 사장은 대주주이자 경영진으로서 나스닥 상장 개장 행사장에 섰다. 엔지니어 출신 지 앙드레 라부아(63)는 주당 가치가 2달러에도 못 미치던 시절 받은 지분을 계속 들고 있었고, 액면분할까지 거치면서 이번 상장 후 보유 지분 가치가 2천800만달러를 넘게 됐다. 그는 이 자금을 자신이 사는 이탈리아 마을의 난방 방식을 바꾸는 데 쓰고 싶다고 밝혔다. 2022년 입사한 선박 엔지니어 메리엘린 머슬먼(27)도 2년 동안 급여의 10%를 꾸준히 자사주 매입에 써온 것으로 전해졌다. 스톡옵션이나 자사주 보유는 기술기업에서 인재를 붙잡는 핵심 수단으로 꼽히는데, 스페이스엑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그 효과를 숫자로 보여준 셈이다.
머스크와 가까운 벤처 투자자들과 기관 자금도 상당한 이익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멤버인 안토니오 그라시아스와 그가 운영하는 밸러 에쿼티 파트너스, 머스크와 함께 페이팔을 만든 피터 틸의 벤처캐피털 회사 파운더스 펀드, 실리콘밸리의 대형 투자사 앤드리슨 호로비츠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앤드리슨 호로비츠는 100억달러 규모의 스페이스엑스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가운데서는 노스캐롤라이나대가 파운더스 펀드에 초기 투자하면서 간접적으로 스페이스엑스 지분을 확보했고, 워싱턴대도 2018년 직접 투자했다. 다만 이들 대학은 상장 전에 일부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우주산업처럼 대규모 자금과 긴 개발 기간이 필요한 분야에서, 초기 투자자와 임직원 보상 구조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계속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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