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데이터센터 시장은 인공지능 수요 증가와 전력·입지 부족, 해외 자금 유입이 겹치면서 대체투자 시장의 유망 자산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CBRE코리아는 13일 발표한 ‘한국 데이터센터 투자: 공급 제약이 만드는 희소성 프리미엄과 엑시트 가능성 진단’ 보고서에서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이 초기 통신사 중심의 단계에서 벗어나 자산운용사와 글로벌 전문 사업자가 이끄는 고도화 국면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수도권 데이터센터 공급량이 2028년까지 1천450메가와트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실제 신규 개발은 전력 확보가 가능한 지역에만 집중되는 선별적 공급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공급 제약은 이미 전력과 부지를 확보한 자산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데이터센터의 공실률은 5% 미만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평균 상면 임대료도 2019년 킬로와트당 14만원에서 2025년 25만원으로 70% 넘게 올랐다. 상면은 서버와 각종 설비를 실제로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을 뜻한다. 데이터센터 수요 기업들이 공급 부족을 미리 의식하면서 준공 이전 단계부터 면적을 선점하려는 경향이 강해졌고, 그 결과 새로 나오는 물량도 빠르게 흡수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투자 시장에서는 특히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엑시트는 투자자가 자산을 매각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절차를 말한다. CBRE코리아의 2026년 투자자 의향 설문조사에서는 국내 투자자의 88%가 데이터센터 자산 가격 상승을 예상했다. 글로벌 인프라 자본과 데이터센터 전문 자본의 진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전력 수급이 안정적이고 우량 임차인을 확보한 자산은 매각이나 재투자 등 다양한 회수 경로를 가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데이터센터는 일반 오피스나 물류시설과 달리 전력 설비, 냉각 시스템, 운영 안정성, 기술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자산이다. 최수혜 CBRE코리아 리서치 총괄 상무는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이 투자 매력과 엑시트 가능성이 동시에 부각되는 전환기에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임대차 구조와 재계약 가능성, 기술 노후화에 대응하는 추가 비용까지 함께 따져보는 정밀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수도권 우량 자산의 몸값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결국 시장의 지속 가능성은 전력 인프라 확충과 기술 변화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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