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USD(RLUSD) 누적 결제액이 XRP보다 많게 표시됐지만 두 자산 간 격차는 크지 않았다. 공개 지표만으로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RLUSD를 대규모로 선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U.Today는 26일 XRPL AI Hub 데이터를 바탕으로 XRP 레저(XRPL)에서 RLUSD 결제가 XRP보다 활발하다고 보도했다. 검색 시점 대시보드에는 RLUSD 누적 결제액이 6624.14개, XRP가 6181.74개로 표시됐다.
XRPL AI Hub는 XRP 레저에서 AI 에이전트 결제를 추적하는 공개 지표다. 대시보드에는 XRP와 RLUSD를 통한 결제가 모두 기록되며 최근 실시간 목록에는 RLUSD 거래가 다수 노출된다.
다만 대시보드는 모든 거래가 독립적인 AI 에이전트에 의해 실행됐는지, 특정 자산을 지속적으로 선호하는지까지 검증하지 않는다. 누적 거래에 참여한 에이전트의 구성과 집계 방식도 공개 지표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번 수치는 RLUSD가 XRP를 크게 앞섰다는 의미보다 두 자산이 같은 결제 인프라에서 함께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에 가깝다. RLUSD와 XRP의 결제량 차이만으로 자산별 선호가 굳어졌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리플은 6월 9일 ‘XRPL AI Starter Kit’을 공개했다. 이 도구를 활용하면 AI 에이전트가 API 호출, AI 모델 추론, 컴퓨팅 자원 이용료 등을 XRP 또는 RLUSD로 결제하도록 구성할 수 있다.
리플은 XRP 레저 결제가 3~5초 안에 확정되고 비용을 예측하기 쉽다는 점을 장점으로 제시했다. 달러 표시 가격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리플유에스디는 자동화 프로그램이 비용을 계산하기에 상대적으로 단순한 결제 단위가 될 수 있다.
반면 XRP는 XRP 레저의 기본 가상자산으로 네트워크 결제와 유동성에 활용될 수 있다. XRP 레저 공식 문서는 두 자산 모두 AI 에이전트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이 구조는 XRP와 RLUSD의 단순 경쟁보다 용도 분담에 가깝다. RLUSD는 달러 기준 정산 수단으로, XRP는 네트워크의 기본 자산이자 결제·유동성 수단으로 활용되는 방식이 함께 열려 있다.
리플은 아직 XRP 또는 RLUSD 기반 AI 에이전트 결제의 대규모 실사용 고객과 생산 환경 거래량을 공개하지 않았다. 코인데스크는 초기 x402 결제가 유에스디코인(USDC)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리플이 XRP와 RLUSD로 경쟁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리플이 XRPL에 AI 에이전트 결제 도구를 공개한 흐름은 이번 지표와 연결된다. 당시에도 공개된 구현은 테스트넷 중심의 SDK와 예제 단계로 소개됐고, 실사용 확대를 단정하기는 어려웠다.
블랙록($BLK)은 9월 발간한 ‘The Machine-Native Economy’ 보고서에서 AI와 디지털 자산이 각각 ‘기계 네이티브 지능’과 ‘기계 네이티브 화폐’로 결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에이전트가 데이터·소프트웨어·컴퓨팅 자원을 자동으로 구매하려면 24시간 작동하는 결제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블랙록은 스테이블코인이 가격 안정성과 정산 예측 가능성을 바탕으로 기계 결제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유통 시가총액은 2026년 9월 3000억달러(약 407조원)를 넘었고, 2025년 조정 거래량은 11조달러(약 14932조원)를 웃돌았다.
블랙록은 해당 수치가 Visa와 Mastercard의 연간 결제 규모와 비슷한 범위라고 설명했지만, 스테이블코인 거래량과 카드사 결제량은 집계 방식이 달라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고 명시했다. 또 AI 에이전트 결제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블록 공간과 검증자 서비스 수요가 늘더라도 실제 가치가 어느 자산에 귀속될지는 네트워크 수수료 구조와 스테이킹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확인되는 사실은 XRP 레저에서 XRP와 RLUSD를 활용한 AI 에이전트 결제 도구와 공개 지표가 구축됐다는 점이다. RLUSD가 지속적인 선호를 확보하는지, AI 에이전트 결제 확대가 XRP 수요로 이어지는지는 추가 온체인 검증과 실사용 데이터 공개가 필요한 상태다.


강이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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