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정 지출 확대와 고금리 부담이 결국 인플레이션과 금융억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비트코인과 금이 통화가치 하락을 헤지하는 자산으로 함께 기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10월 7일(현지시간) 비트코인 매거진 인터뷰에서 빈센트 들뤼아르 스톤엑스 글로벌 매크로 디렉터는 미국 경제가 구조적 재정 부담 속에서 '영구 부양'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이 흐름이 최근 암호화폐 가격 강세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들뤼아르는 인플레이션을 통화 현상보다 재정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이자 비용, 국방비,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사회보장 지출이 최근 5년간 9~10%가량 늘었지만 명목성장률이나 실질성장률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격차가 명목 국내총생산을 잠재 수준 이상으로 계속 밀어 올리는 구조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과는 결국 인플레이션이고, 결국 금융억압"이라며 채권금리가 명목성장을 따라잡으려 오르는 시기가 있으며 현재가 그런 구간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성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에는 회의적이었다. 들뤼아르는 고령화에 따른 연금 부담, 높은 사회지출, 에너지와 의료비 상승을 거론하며 "부정적 충격이 있는데 성장이 가속화돼야 한다는 생각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트코인과 금의 역할은 통화가치 하락이라는 같은 요인에 반응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봤다. 그는 어느 자산이 더 낫느냐는 질문에 "거의 종교적 질문에 가깝다"며 특정 자산을 우위에 두기보다 두 자산이 서로 다른 시점에 포트폴리오 분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금 징수 자료도 들뤼아르가 주목하는 지표다. 그는 국내총생산과 투자심리 지표가 현대 경제의 현실을 충분히 포착하지 못한다고 보고, 실제 현금 납부가 이뤄지는 세금 자료가 조작하기 어려운 신호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 미국 소득세 징수 증가율은 4~5% 수준이었지만 최근 몇 년간 7% 안팎으로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들뤼아르는 이 배경으로 인플레이션, 국내총생산 대비 5~6% 수준의 재정적자, 생산성 효과, 대규모 자본이득, 비농업 고용지표에 충분히 잡히지 않는 긱 경제를 거론했다.
다만 최근 흐름은 둔화되고 있다고 봤다. 그는 개인소득세 징수 증가율이 연초 8~9%에서 최근 4~5%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설명하며, 노동가능인구 증가가 멈춘 점을 고려하면 재앙적 상황은 아니지만 고금리와 유가 충격 속에서 경제 둔화 위험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 판단은 통화가치 하락 헤지 자산에 대한 낙관론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들뤼아르는 "둔화하는 경제에서 유가 충격과 금리 충격이 동시에 있을 때 연준이 긴축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비트코인과 금 같은 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채권시장 불안도 재정 취약성의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프랑스가 국내총생산 대비 약 120%의 부채와 5.5%의 재정적자를 안고 있으며, 유로존 안에서 자체 통화를 발행할 수 없는 구조라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프랑스 국채 스프레드는 과거 독일 국채 대비 약 30베이시스포인트 수준에서 80베이시스포인트를 거쳐 최근 150베이시스포인트에 가까워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들뤼아르는 단기적으로는 급등분을 소화할 수 있지만 "프랑스 부채의 150~200베이시스포인트는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오히려 싸다"고 평가했다.
전염 위험은 아직 뚜렷하지 않지만 안심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이탈리아, 그리스, 포르투갈 국채가 프랑스보다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프랑스가 유로존 최대 발행국인 만큼 손실이 커지면 다른 자산 매도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들뤼아르는 유로존 위기가 악화된다는 견해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국채 스프레드보다 통화를 보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재정 불균형, 성장 둔화, 금융억압 가능성이 맞물리는 환경에서는 통화가치 하락을 겨냥한 자산 배분이 더 중요해진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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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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