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실적이 확인한 AI 열기…관건은 ‘투자 체력’

| 김서린 기자

이번 주 미국 빅테크 실적은 인공지능(AI) 열기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켰다.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는 모두 AI 수요 확대의 수혜를 반영한 성적표를 내놨고, 시장은 추가 지출 증가에도 대체로 낙관적인 반응을 보였다.

가장 눈에 띈 곳은 알파벳이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63% 급증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기업용 AI 솔루션이 처음으로 클라우드 부문의 ‘주된 성장 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광고 사업이 견조한 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면서, 알파벳은 수익성 훼손을 크게 걱정하지 않고 AI 인프라 투자를 밀어붙일 여력도 확보한 상태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도 AI 수요 확대의 중심에 섰다. 특히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단순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을 넘어 애플리케이션 영역으로 한발 더 올라섰다. AWS는 고객센터 솔루션 ‘아마존 커넥트’를 채용, 헬스케어, 공급망 계획까지 확장했고, AI 에이전트를 앞세워 기업 업무 자동화 범위를 넓혔다. 같은 날 오픈AI와의 대형 계약도 발표하며 오픈AI의 AI 모델과 코덱스(Codex) 코딩 보조 기능을 자사 클라우드에 들여왔다.

이 움직임은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관계 변화와도 맞물린다. 양사는 다년 계약 조건을 손질했고,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 모델에 대해 누리던 독점적 지위는 이전보다 약해졌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AI 생태계가 특정 기업 중심 구조에서 다소 넓어지는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다만 AI 호황의 이면도 분명하다. 빅테크가 벌어들인 이익 상당 부분은 다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네트워크 등 이른바 ‘AI 공장’ 확충에 투입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제 AI 확산의 제약이 기술뿐 아니라 ‘자본 형성’ 능력에도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시 말해 좋은 모델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수요를 감당할 설비 투자 여력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뜻이다.

실제로 일부 기업에서는 AI 도입 비용이 사람 인건비를 웃돈다는 지적도 나온다. AI가 기업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는 여전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모델 사용료와 인프라 비용, 통합·운영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사람보다 싼 AI’라는 단순한 공식이 아직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창업 생태계는 AI의 수혜를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스트라이프 행사에서 패트릭 콜리슨 CEO는 AI 덕분에 신규 기업 설립이 ‘포물선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소규모 인력으로도 제품 개발과 운영 자동화가 가능해지면서 창업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픈AI를 둘러싼 잡음도 이어졌다. 일론 머스크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자선단체를 훔치려 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머스크의 법적 공세가 오픈AI의 사업 방향을 실질적으로 뒤집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보안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오라클은 고객사에 보낸 권고문에서 앤스로픽 모델 등을 활용한 해커들의 취약점 탐지 능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I가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공격자의 도구도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 보안 대응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까워지고 있다.

주가 흐름만 보면 AI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 알파벳은 구글 클라우드 성장세에 힘입어 상승했고, 아마존도 양호한 실적을 내놨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기대에 못 미친 가이던스로 다소 실망을 줬고, 메타는 실적 자체는 선방했지만 자본지출 확대 전망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 역시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힘입어 큰 폭의 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다음 주에도 AI와 클라우드 관련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팔란티어, AMD, Arm, 코어위브, 클라우드플레어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시장은 이들 기업이 AI 수요의 확산 속도와 수익성, 설비투자 부담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보여줄지 주목하고 있다.

결국 이번 주 실적 시즌이 보여준 핵심은 분명하다. AI는 아직 ‘둔화’보다는 ‘확장’에 가깝다. 다만 수혜의 크기만큼 비용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어, 앞으로는 누가 더 좋은 AI를 만드느냐보다 누가 더 오래 투자하고 감당할 체력을 갖췄느냐가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TP AI 유의사항 TokenPost.ai 기반 언어 모델을 사용하여 기사를 요약했습니다. 본문의 주요 내용이 제외되거나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