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AI, ‘에이전트’ 확산…승부처는 신뢰·거버넌스와 빠른 검증

| 강수빈 기자

기업의 인공지능 도입 경쟁이 시범 실험 단계를 넘어 핵심 운영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에이전트형 AI’를 실제 업무에 붙여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관건은 빠른 배치와 흔들리지 않는 신뢰를 동시에 확보하는 데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LLP의 미국 최고 고객·시장 책임자 마이크 티센은 최근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현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AI 확산의 핵심으로 ‘신뢰’와 ‘거버넌스’를 꼽았다. 그는 기업들이 “직원들이 AI를 어디에 쓰는지, 그 결과를 믿을 수 있는지, 조직이 원하는 방식으로 활용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가장 많이 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넘어 산업별 맞춤형 에이전트 도입으로 이동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범용 AI를 단순히 붙이는 수준으로는 투자 대비 효과를 입증하기 어려워졌고, 실제 현업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 사례가 필요해졌다는 의미다.

구글·PwC, 고객 데이터로 ‘1~2주’ 내 검증

구글의 북미 전략 산업 및 파트너 세일즈 총괄 리베카 포츠는 고객의 회의론을 넘기 위해 ‘말보다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구글은 엔지니어를 직접 투입해 고객사 데이터와 업무 맥락에 맞는 AI 에이전트를 짧게는 1~2주 안에 구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접근은 최근 발표된 PwC의 전용 구글 클라우드 AI 우수성 센터와도 연결된다. 해당 조직은 전문 기술 인력을 고객 프로젝트에 직접 배치해 복잡한 AI 아키텍처 도입 과정에서 생기는 마찰을 줄이고, 실제 성과가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포츠는 고객이 원하는 것은 결국 “자사 산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제 작동 사례”라고 설명했다. 고객 데이터로 직접 만든 에이전트가 자사 환경에서 돌아가는 모습을 확인해야 기술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그다음 확장 논의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AI 투자수익률 압박, 이제는 경영진 과제

기업 현장에서는 최고재무책임자와 최고운영책임자가 AI 의사결정을 더 강하게 주도하는 분위기다. 관심사는 분명하다. 대규모 자동화가 실제 단위경제성을 개선하는지, 자체 구축이 유리한지 아니면 외부 솔루션을 도입하는 편이 나은지 따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와 민첩성이다. 기대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 활용 사례는 빨리 접고,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자원을 재배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포츠는 짧은 시간 안에 에이전트를 만들어 검증하는 방식이 영업 주기를 단축하고, 실패 가능성도 빠르게 점검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마이크 티센은 기술보다 더 중요한 차별점으로 리더의 태도를 지목했다. AI를 직접 써보고, 조직에 모범을 보이며, 변화에 먼저 올라타려는 의지가 기업 경쟁력을 가른다는 설명이다. 그는 “AI가 일자리를 빼앗는 것을 걱정하기보다, AI를 더 잘 쓰는 사람이 당신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해야 한다”는 현장 발언을 소개하며, 책임 있는 활용을 전제로 하면 과거에는 풀 수 없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이번 메시지는 분명하다. 기업 AI의 승부는 기술 도입 자체보다 ‘신뢰할 수 있는 구조’를 얼마나 빨리 만들고, 이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시장의 관심도 이제 화려한 개념보다 검증된 투자수익률과 현업 적용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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