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Palantir·$PLTR)의 전장 인공지능(AI) 플랫폼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이 미 국방부 정식 조달 프로그램으로 격상되고, 2027회계연도 예산 요청에는 관련 5년 예산 23억 달러(약 3조1809억원)가 제시됐다. 실험성 AI 사업이 장기 예산과 획득 절차가 붙는 국방 조달 체계 안으로 들어가는 흐름이다.
로이터는 스티브 파인버그(Steve Feinberg) 미 국방부 부장관이 2026년 3월 9일자 메모에서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을 ‘program of record’로 만들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조치는 9월 말 회계연도 종료 전 발효될 것으로 알려졌다.
‘program of record’는 미 국방부 예산과 획득 체계에 공식 기록되는 정식 프로그램을 뜻한다. 단기 실증이나 파일럿 사업과 달리 예산 편성, 조달 절차, 운용 책임이 붙는 단계로 넘어간다는 의미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6월 2일 분석에서 2027회계연도 미 국방부 예산 요청에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과 합동화력네트워크(JFN)를 위한 23억 달러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CSIS는 이 자금이 미군의 통합 지휘통제 구상인 CJADC2를 실제 작전 역량으로 옮기기 위한 항목이라고 설명했다.
메이븐은 2017년 시작된 프로젝트 메이븐에서 출발했다. 초기에는 드론 영상 분석이 중심이었지만, 현재의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은 위성, 드론, 레이더, 센서, 정보 보고를 한 화면에 묶어 표적 식별과 작전 판단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확장됐다.
CSIS는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을 미 국방부의 대표 AI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규정했다. 합동참모본부, 전투사령부, 국방부·정보기관 일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에서 쓰이고 있다는 설명도 붙였다.
팔란티어는 국방·정부 부문에서 이미 매출 기반을 키워 왔다. 팔란티어는 8월 3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6년 2분기 실적 자료에서 미국 정부 매출이 8억900만 달러(약 1조118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분기 전체 매출은 19억3500만 달러(약 2조6761억원)로 93% 늘었다. 정부 고객 비중이 큰 팔란티어에는 국방 AI 조달의 제도권 편입이 단일 계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약 규모도 커졌다. 팔란티어는 2024년 5월 미 국방부 최고디지털·AI사무소(CDAO)로부터 초기 1억5300만 달러(약 2116억원) 주문이 포함된 계약을 받았고, 이 계약이 5년간 최대 4억8000만 달러(약 6638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후 이 계약 상한이 약 13억 달러(약 1조7979억원)까지 늘었다고 전했다. 정식 프로그램 편입과 예산 요청은 기존 계약이 더 큰 조달 구조 안에서 다뤄지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다만 23억 달러는 확정 예산이 아니라 요청 단계다. 의회 심사와 실제 집행 절차를 거쳐야 하며, 예산 요청 규모가 곧바로 팔란티어 매출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미 회계감사원(GAO)은 2025년 4월 보고서에서 CJADC2가 포괄적 프레임워크와 측정 가능한 목표를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메이븐 예산이 늘더라도 통합 속도와 운용 성과는 별도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경쟁성 논란도 따라붙었다. 페더럴뉴스네트워크는 파인버그 부장관이 8월 4일 메모에서 2027년 3월까지 팔란티어 서비스에 최대 2억4390만 달러(약 3373억원)를 쓰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메모는 2027년 4월부터 2028년 말까지 추가 재원을 찾도록 했지만, 어떤 특정 프로그램이나 계약을 위한 금액인지는 적지 않았다. 디펜스원은 같은 메모가 팔란티어 소프트웨어 사용처를 찾도록 지시하면서도 단독계약의 근거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내 독자에게 이번 사안은 단순 방산 계약보다 미국 정부 AI 조달의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본지는 앞서 [미국 국무부 디지털 자유 외교 프로그램에 팔란티어와 안두릴이 포함된 사실](https://www.tokenpost.kr/news/policy/395293)을 전했다. 팔란티어의 국방·외교 분야 참여가 확대되는 가운데, 메이븐 예산 요청은 의회 심사와 조달 절차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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