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0여개 주, 데이터센터 감세 중단·축소

| 서도윤 기자

미국 10여개 주가 전력·물 소비와 주민 반발을 이유로 데이터센터 세금 감면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이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리노이·뉴저지·워싱턴 등 10개 이상 주에서 데이터센터 세금 감면 조치에 제동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아마존·메타플랫폼스·구글 등 관련 기업이 수십 년간 누려온 혜택이 축소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오하이오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마이크 드와인(Mike DeWine) 오하이오 주지사는 지난 5월부터 데이터센터의 판매세 감면 신청 접수를 중단했다. 오하이오주가 지난해 데이터센터 기업에 제공한 세금 감면액은 15억달러(약 2조원) 이상으로, 주 정부의 당초 예상치보다 10배 넘게 많았다.

판매세 감면은 데이터센터 건설에 쓰이는 서버와 반도체, 기타 장비에 적용된다. 주와 지방정부의 세율은 대략 4~10% 수준이며, 장비 가격이 큰 만큼 감면 규모도 빠르게 불어날 수 있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36개 주가 데이터센터 개발에 세제 인센티브를 사용해 왔다는 분석과 맞물려 세수 손실 논쟁도 커졌다.

트리스탄 레이더(Tristan Rader) 오하이오주 하원의원은 “기업들은 막대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이런 인센티브 없이도 시설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하이오주 의회는 판매세 면제 폐지와 함께 데이터센터 기업과의 계약을 새로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텍사스를 포함한 다른 주에서도 유사한 법안과 조치가 나오고 있다. AI 업계에서는 세제 혜택이 줄어들면 기업들이 인디애나·웨스트버지니아·와이오밍 등 상대적으로 유리한 혜택을 유지하는 주로 건설 계획을 옮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마존은 2015년 이후 오하이오주 데이터센터에 400억달러(약 53조5000억원) 가까이 투자했고 수천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오하이오주 정부에 재산세와 수수료로 약 1100만달러(약 150억원)를 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가 지역 경제와 세수에 기여한다는 주장과 함께 전력망·수자원 부담도 부각되고 있다. 미주리주 인디펜던스 시의회 의원 존 퍼킨스는 데이터센터에 수십억달러 규모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안건에 찬성한 뒤 선거에서 낙선했다.

스티브 델비앙코(Steve DelBianco) 넷초이스 대표는 “우리 업계가 수세에 몰려 있다”며 주민 반발이 잘못된 정보에 근거했고 세제 혜택 폐지는 지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데이터센터 유치로 얻는 고용·세수와 지역 인프라 부담을 어떻게 배분할지가 논쟁의 중심이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도 4일 연설에서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면 세금을 낮추고 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방정부 차원의 데이터센터 유치 기조와 주·지방정부의 비용 부담 논의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세제 혜택을 유지하는 주에서도 조건을 바꾸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데이터센터가 가장 많이 몰린 버지니아주는 판매세 감면을 유지하는 대신, 2026년 예산법 HB30에 따라 2026년 7월부터 데이터센터 운영자가 사용하는 전력에 킬로와트시당 0.011달러의 세금을 부과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를 모아 인터넷 서비스와 AI 연산을 처리하는 시설이다. AI용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서버와 반도체 장비뿐 아니라 냉각을 위한 전력·수자원과 송전망 확충을 함께 필요로 해, 세제 혜택만으로 유치 효과를 판단하기 어려운 구조다.

세무 기업 라이언의 이안 보카치오(Ian Boccaccio)는 오하이오·애리조나·일리노이주가 세제 혜택을 중단하거나 폐지한 뒤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민 반대 여론이 일시적인 현상이며 2년 뒤에는 관련 문제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역 반발로 차질을 빚고 있다는 본지의 앞선 보도처럼 지역사회 수용성은 AI 인프라 투자에서 전력·부지·인허가와 함께 확인해야 할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세제 혜택 축소가 실제 투자 이전으로 이어질지는 주별 전력 비용과 인허가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세제 논쟁은 일자리와 세수 확보, 전력·수자원 비용 부담 사이의 배분 문제로 좁혀지고 있다. 각 주가 판매세 감면을 폐지하거나 전력 사용료·별도 세금을 도입하는 방식에 따라 AI 인프라 투자 조건도 달라질 전망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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