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1200억달러 앤스로픽 가치, 바이낸스 선물의 계산값

| 정민석 기자

비상장 인공지능 기업 앤스로픽의 가치를 추정한 암호화폐 파생상품 가격에 추정 주식 수를 적용한 기업가치가 2조1200억달러(약 2839조원)까지 계산됐다. 다만 이는 앤스로픽 주식의 시세나 공식 기업가치가 아니라 거래소가 설정한 추정 주식 수와 무기한 선물 가격을 조합한 수치다.

바이낸스는 9월 2일 앤스로픽을 기초자산으로 한 ‘ANTHROPICUSDT’ 무기한 선물계약을 출시했다. 바이낸스는 예상 주식 수를 10억주로 제시하면서 실제 발행주식 수를 의미하지 않는 참고용 추정치라고 설명했다. 기업공개 과정에서 실제 주식 수가 확인되면 계약 규모가 조정될 수 있다고도 밝혔다.

9월 9일 기준 계약 가격은 약 2120달러였다. 여기에 예상 주식 수 10억주를 적용하면 약 2조1200억달러의 기업가치가 계산된다. 디파이라마가 현재 표시하는 바이낸스 계약 가격은 약 2061달러로, 이를 기준으로 한 환산 기업가치는 약 2조600억달러(약 2758조원)다.

두 수치는 앤스로픽의 실제 주식 거래가격이 아니다.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파생상품 가격에 거래소가 제시한 가상의 주식 수를 곱한 결과이기 때문에, 공식 투자 유치 과정에서 정해진 기업가치와 같은 성격으로 볼 수 없다.

무기한 선물은 만기가 없는 파생상품으로, 현금이나 스테이블코인으로 손익을 정산한다. 계약 보유자에게 앤스로픽 주주의 지위나 의결권, 실제 주식 인도 권리가 부여되지 않는 이유다.

바이낸스 계약은 최대 20배 레버리지를 지원하며 24시간 거래된다. 기업공개가 공식적으로 진행되면 계약이 실제 주식 가격을 반영하는 상품으로 조정될 수 있지만, 기업공개가 이뤄지지 않거나 조건이 바뀔 가능성도 계약 구조에 포함돼 있다.

바이낸스는 계약 가격이 최종 공모가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했다. 따라서 현재 가격은 기업공개 가능성과 향후 평가에 대한 시장 참가자의 기대가 반영된 신호로 해석할 수 있지만, 실제 주식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은 아니다.

앤스로픽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기업가치는 이보다 낮다. 앤스로픽은 650억달러(약 87조원) 규모의 시리즈 H 투자를 유치한 뒤 기업가치를 9650억달러(약 1292조원)로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앤스로픽은 연환산 매출이 470억달러(약 62조9000억원)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공식 투자 라운드의 기업가치와 파생상품 가격을 비교할 때는 평가 시점과 산정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앞서 앤스로픽의 2조달러 평가는 주식이 아닌 합성 선물 가격이라는 점이 보도됐다. 당시에도 거래소 파생상품 가격은 실제 주식의 공모가나 회사가 확정한 기업가치가 아니라는 점이 핵심으로 지적됐다.

비상장 주식에 대한 간접 투자 상품은 별도의 권리 제한도 안고 있다. 앤스로픽은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은 주식 양도는 회사 장부에 인정되지 않으며,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한 주식 취득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선도계약이나 토큰화 증권 역시 양도 제한으로 가치가 없을 수 있다고 앤스로픽은 경고했다. 파생상품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는 사실만으로 비인가 주식 거래가 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례는 비상장 인공지능 기업의 기업가치가 주식시장 밖 파생상품을 통해 먼저 가격화되는 구조를 보여준다. 다만 거래량과 유동성, 계약 조건이 실제 주식시장과 다르기 때문에 가격 신호와 기업의 법적·재무적 가치를 구분해야 한다.

앤스로픽의 기업공개 일정과 최종 공모 조건은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 기업공개가 진행될 경우 공모가와 발행주식 수가 현재 파생상품 가격의 현실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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