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DA)의 메모리·생산능력 공급 약정이 2029 회계연도 880억달러(약 118조2000억원)에서 2030 회계연도 60억달러(약 8조1000억원)로 93.2% 줄어든다. 다만 이 수치만으로 2029년 이후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감소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엔비디아는 2026년 7월 26일 기준 공급·생산능력 약정이 총 2790억달러(약 374조7000억원)라고 공시했다. 이 가운데 2027 회계연도 잔여분은 920억달러(약 123조6000억원), 2028 회계연도는 870억달러(약 116조8000억원), 2029 회계연도는 880억달러(약 118조2000억원)다.
2027~2029 회계연도 약정 합계는 2670억달러(약 358조6000억원)다. 엔비디아는 해당 약정이 주로 메모리와 제조시설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이 약정은 HBM 단일 구매액이 아니다.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스템에 필요한 메모리와 제품 생산을 위한 제조시설 공급·생산능력 약정이 함께 포함된 금액이다.
일부 계약은 확정 주문에 앞서 취소·연기·조정될 수 있다는 조건도 붙었다. 따라서 약정액 전체를 확정 매출이나 특정 메모리 업체의 확정 수주액으로 해석할 수 없다.
2030 회계연도 약정이 급감한 배경과 세부 품목별 배분은 공개되지 않았다. 엔비디아가 어떤 메모리 제품에 얼마를 배정했는지, 마이크론에 돌아가는 물량이 얼마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수치는 2028년까지 메모리 공급난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과 HBM 사양 조정을 다룬 보도의 연장선에 있다. 핵심은 약정 총액 자체보다 장기 약정과 실제 수요·출하가 어떤 속도로 맞물리는지다.
마이크론은 2025년 12월 자료에서 HBM 총주소시장(TAM)이 2025년 약 350억달러(약 47조원)에서 2028년 약 1000억달러(약 134조3000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의 약정 감소만으로 HBM 시장 축소를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공급 전망은 단순하지 않다. 마이크론은 산업 전반의 메모리 공급이 2028년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수요를 공급이 언제 따라잡을지는 “가시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2028년 이후 공급과잉이 확정됐다는 뜻이 아니다. 공급 증가와 HBM 수요 확대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어, 엔비디아의 약정 변화만으로 가격이나 공급 과잉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마이크론은 2026 회계연도 3분기 발표에서 HBM4가 주요 고객 플랫폼에 대량 출하되고 있다고 밝혔다. HBM4E는 2027년 양산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론은 2026년 3월 엔비디아 베라 루빈 플랫폼용 HBM4 36GB 12단 제품의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는 엔비디아의 장기 약정과 별개로 HBM4 제품 출하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와 대역폭을 높인 메모리다.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 서버에 쓰이지만, 엔비디아 공시의 공급·생산능력 약정에는 HBM 외 메모리와 제조시설도 포함된다.
국내 메모리 업계와 투자자에게도 이번 수치는 공급망 투자와 연결된다. 다만 엔비디아 공시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특정 기업과의 계약 규모를 공개한 것은 아니며, HBM 사양 조정에 따른 수요 변화 가능성과도 구분해 봐야 한다.
엔비디아의 2030 회계연도 약정 감소는 장기 공급 계획의 변화를 보여주는 수치지만, HBM 수요 정점이나 마이크론 실적 둔화를 확정하는 자료는 아니다. 마이크론은 HBM4E의 2027년 양산을 예상하고 있어, 향후 실제 출하와 공급·수요 변화가 약정 감소의 의미를 가를 전망이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