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가 인공지능(AI) 기업에 대한 형사 집행을 명확한 법률 위반이 확인된 경우로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플로리다주는 AI 제품이 범죄를 돕거나 방조하면 기업에 형사 책임을 묻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토드 블랜치(Todd Blanche) 미 법무장관은 15일 블룸버그뉴스 인터뷰에서 “위반한 법률 조항이 없는데 AI 기업을 수사하거나 기소하는 ‘기소를 통한 규제’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용은 한국시간 16일 오전 0시17분 공개됐다.
블룸버그뉴스는 블랜치가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법무부의 기술기업 집행이 입법을 대신하려 했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블랜치는 정책과 규제 기준을 정하는 일은 의회와 행정부 기관의 몫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블랜치는 법무부가 기존 법률 위반을 수사·기소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법률에 명시된 범죄를 처벌하는 집행과 새로운 산업 규칙을 만드는 일은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다.
AI 기업 간 안전 협력과 반독점 규제의 관계도 쟁점으로 남았다.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앤스로픽 CEO는 AI 안전 기준과 개발 속도를 조율하기 위한 제한적 반독점 면제를 제안했다.
에이던 고메즈(Aidan Gomez) 코히어 CEO는 소수 기업이 차세대 기술의 규칙과 안전 기준을 정하게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양측의 입장은 AI 안전을 위한 협력 필요성과 시장 경쟁 제한 우려가 맞서는 구도를 보여준다.
앤드루 퍼거슨(Andrew Ferguson)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은 대형 AI 기업의 반독점 면제 요구에 “깊이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의회가 AI 산업에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방 법무부의 접근은 2025년 4월 공개된 ‘기소를 통한 규제 종식’ 메모와 맥락을 같이한다. 해당 메모는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형사 집행으로 규제 체계를 덧씌우지 않고 사기·테러·마약·인신매매·해킹 등 명확한 범죄에 수사 역량을 집중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다만 법무부가 해당 메모를 AI 집행에 그대로 적용한다고 명시한 사실은 없다. 메모의 직접적인 대상은 디지털 자산 집행 원칙이다.
주정부에서는 다른 접근이 나왔다. 제임스 우트마이어(James Uthmeier)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은 8일 AI 제품이 범죄를 돕거나 방조하면 기업에 형사 제재를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도된 구상은 AI 제품의 설계·훈련·배포·안전 설정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벌금, 피해자 배상, 법원 감독, 주내 영업 중단 등을 검토하는 내용이다. 기업 경영진의 고의적 법 위반뿐 아니라 제품이 타인의 범죄에 기여했는지도 책임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방식이다.
WUSF는 우트마이어가 특별 회기가 열리지 않으면 관련 법안이 내년 3월 정기 회기부터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플로리다 법안의 원문과 법안 번호, 의회 제출 여부는 공개된 내용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플로리다주는 올해 4월 오픈AI와 챗GPT에 대한 형사 수사에 착수했고, 6월에는 오픈AI와 샘 올트먼 CEO를 상대로 소비자보호 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플로리다주는 AI 제품의 범죄 관여 여부를 기업 책임 문제와 연결하는 접근을 취했다.
AI 기업의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은 안전 우려와 규제 권한의 경계를 함께 다룬다. 토드 블랜치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수사 관련 발언을 다룬 본지 보도에서도 기업 책임과 정부 개입의 범위를 놓고 입장이 갈렸다.
이번 사안은 가상자산이나 반도체 시장의 가격·거래량과 직접 연결된 내용은 아니다. 현재 확인된 핵심 쟁점은 연방 법무부가 명확한 범죄 중심의 집행을 유지하는 가운데 주정부가 별도 책임 기준을 마련할지 여부다.
플로리다주의 법안은 특별 회기가 열리지 않으면 내년 3월 정기 회기부터 논의될 수 있다. 연방 차원의 AI 형사 집행 원칙과 주정부의 입법 추진이 어떤 방식으로 충돌할지는 이후 법안 제출과 심의 과정에서 드러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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