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투자 규모로 1000억~2000억달러(약 133조~266조원)를 언급했다. 그는 AI 에이전트 '뮤즈(Muse)'의 쇼핑 기능과 구독 수익 구상도 설명했지만, 광고 사업에 미칠 영향은 수치로 제시하지 않았다.
저커버그는 스트라이프 공동창업자 존 콜리슨(John Collison)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치키 핀트(Cheeky Pint)'에서 "1000억달러, 2000억달러 정도 수표를 끊으려 한다"고 말했다고 포춘은 전했다. 메타가 제시한 올해 자본지출(CAPEX) 가이던스는 1300억~1450억달러(약 173조~193조원)다. 팟캐스트 발언은 투자 규모를 설명하는 대화에서 나온 대략적인 수치로, 공식 예산과는 구분된다.
알렉산드르 왕(Alexandr Wang) 메타 최고AI책임자는 같은 대담에서 이런 규모의 결정은 "그것이 작동하는지 증명이 나오기 훨씬 전에" 내려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린 스타트업과 정반대'라고 표현했다. 성과가 입증되기 전에 거액을 먼저 투입하는 구조라는 의미다. 대담은 왕이 이끄는 초지능 연구소의 모델 '뮤즈 원더(Muse Wonder)' 출시와 맞물려 공개됐다.
저커버그는 메타를 데이터센터와 칩, 하위 인프라까지 직접 짓는 '풀스택 기술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전략이 "플랫폼을 소유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풀스택은 모델부터 인프라, 서비스까지 한 회사가 갖추는 방식이다.
이 전략의 배경에는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와의 오랜 갈등이 있다. 2019년 애플은 사용자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수집하던 페이스북 '리서치' 앱을 중단시켰다. 2021년 애플이 앱의 사용자 추적을 막을 수 있도록 정책을 바꾸자 메타는 이 변화로 2022년에만 약 100억달러(약 13조2900억원)의 손실이 났다고 밝힌 바 있다. 저커버그는 2024년 메타 웹사이트 게시글에서 "애플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서비스를 만들어야 했던 경험이 가장 큰 배움"이라고 적었다.
풀스택 전략에는 큰 비용이 든다. 저커버그는 1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500억~600억달러(약 66조~80조원), 연간 운영에 약 150억달러(약 20조원)가 든다고 설명했다.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과 달리 메타에는 데이터센터를 외부 고객에게 빌려주는 클라우드 사업이 없다. 저커버그는 팟캐스트에서 확보한 컴퓨팅 자원을 '위험을 헤지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전트 상거래는 이 전략의 다음 단계로 제시됐다. 뮤즈는 사용자의 요청을 받아 웹을 탐색하고 양식을 작성하거나 구매를 진행하는 개인 AI 에이전트다. 메타는 9월 공식 발표에서 뮤즈가 구매 같은 민감한 작업에 앞서 사용자 승인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뮤즈 전용 인스타카트 계정을 만들어 주말 베이킹 재료를 주문했고, 인스타카트 이용 횟수가 연 몇 번에서 주 1~2회로 늘었다고 말했다.
왕은 사용자가 여러 웹사이트를 직접 오가며 조사하는 수고를 줄이는 것이 에이전트 쇼핑의 효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좋은 개인 에이전트는 법률·재무·의료 팀을 곁에 둔 것처럼 느껴져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전트가 상품 비교와 구매를 대신하려면 판매처와의 협조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아마존은 9월 20일 약관 위반과 계정 정보 보호 문제를 이유로 뮤즈의 자사 사이트 접근을 차단했고, 메타는 이후 쇼핑 제휴사를 10곳 늘리며 페이팔 결제를 지원했다.
문제는 광고다. 광고는 메타 지난 분기 매출의 약 98%를 차지했다. 에이전트가 가격을 비교하고 리뷰를 읽은 뒤 구매까지 결정하면 광고가 소비자의 선택에 개입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콜리슨은 '과다 청구로만 성공하는 기업'이 에이전트를 막으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커버그는 에이전트를 막으려 한 기업은 드물고, 그렇게 한 곳은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했다. 그는 "전체 상거래 시장 규모가 크게 늘어나는 것 아니냐"고도 되물었다. 다만 에이전트 쇼핑이 메타 광고 매출에 미칠 영향을 수치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광고 외 수익원으로는 구독과 거래 수수료가 거론됐다. 저커버그는 "구독이 큰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상거래에서는 사용자가 아끼거나 번 돈의 '작은 일부'를 받는 방식도 언급했다. 메타는 공식 발표에서 뮤즈의 기본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고 구독 상품을 둔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요금은 제시하지 않았다. 구독과 수수료가 광고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는 수익 규모가 공개돼야 가늠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애널리스트 저스틴 포스트(Justin Post)는 메타가 AI로 '다시 공격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그는 가장 큰 리스크로 에이전트가 아니라 늘어나는 AI 지출을 꼽았다. 에이전트 쇼핑의 광고 매출 잠식 우려에 관한 메타 측 입장은 본문에 제시되지 않았다.
메타는 미국 동부시간 21일 장 마감 후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같은 날 콘퍼런스콜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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