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연방은행(Deutsche Bundesbank)의 2026년 6월 월간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조사에 참여한 독일 기업의 68%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미 사용하거나 연말까지 도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7000곳이 넘는 기업을 조사한 결과로, AI를 광범위하게 사용한다는 응답은 7%였다.
자비네 마우데러(Sabine Mauderer) 독일연방은행 제1부총재는 10월 29일 프랑크푸르트 AI 위크 기조연설에서 “AI에는 자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직원 교육에 투자해야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설문은 기술 개발뿐 아니라 기업의 도입과 확장에도 자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우데러는 기업 규모에 따라 필요한 자금 조달 경로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은 유럽 은행을 폭넓게 이용할 수 있고, 대기업은 주식·채권시장을 활용하며, 스타트업은 벤처캐피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유럽의 가계 자금을 생산적 투자로 연결하고, 스타트업이 다음 성장 단계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도록 돕는 일도 과제로 꼽았다.
독일 스타트업협회는 올해 상반기 신설 스타트업을 3053곳으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AI 관련 기업은 1038곳이다. 마우데러는 창업 기업이 사업을 확장할 자금을 구하지 못하면 유럽 밖에서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AI 투자 자금은 기술 개발 기업뿐 아니라 데이터센터·반도체·전력 인프라와 AI를 도입하는 기업의 설비·소프트웨어·교육 비용에도 필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6년 글로벌 부채 보고서에서 9개 대형 기술기업의 2026~2030년 전체 자본지출 전망 합계를 4조1000억달러(약 5465조3000억원)로 제시했다. AI 자본지출 확대, 빅테크 현금흐름 압박도 앞서 나왔다.
유럽 채권시장에서도 대형 기술기업의 자금 조달이 나타났다. 유럽중앙은행(ECB)은 8월 분석에서 미국 대형 기술기업이 발행한 유로화 표시 채권 잔액을 약 400억유로로 집계했다. 당시 다른 유로지역 기업의 자금 조달이 밀려난 징후는 관찰하지 못했지만, 향후 투자자 자금 배분과 시장 집중도에 미칠 영향은 위험 요인으로 들었다.
연설이 인용한 연구 ‘기계를 위한 저축(Saving for the Machines)’은 같은 자동화 경로에서도 가계 저축률 가정에 따라 성장률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모형화했다. 가계가 저축률을 최적화하는 경우 연간 성장률은 11.7%, 저축률을 미국의 2025년 기준인 23%로 고정한 경우 2.2%로 계산됐다. 기준 시나리오에서 10년 만기 실질금리는 5.1%에서 13.6%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은 이 수치들이 특정 가정에 따른 모형 결과이며 실제 성장률이나 금리 전망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마우데러는 AI 투자가 모두 성과를 낼지, 생산성을 얼마나 높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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