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틸·팔머 럭키가 만든 디지털 은행 에레보르, 6조 원 돌파…규제 승인 이후 투자 몰린다

2025년 12월 23일 13:57:41 | 민태윤 기자

피터 틸의 지원을 받는 디지털 은행 ‘에레보르(Erebor)’가 최근 3억 5,000만 달러(약 5192억 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43억 5,000만 달러(약 6조 4,543억 원)로 끌어올렸다. 규제 상황이 서서히 안정화되는 가운데, 암호화폐 친화적 금융기관에 대한 투자 열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기술 기반 은행 에레보르, 대표적인 테크 창업자들이 뭉쳤다

에레보르는 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과 방산 테크 기업 안두릴(Anduril)을 만든 팔머 럭키가 공동 설립한 디지털 은행이다. 이번 투자에는 럭스 캐피탈이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파운더스펀드, 8VC, 혼 벤처스 등 기존 투자자 외에도 새로운 자금이 유입됐다. 은행권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상황에서, 규제 승인을 받은 신흥 은행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 규제 허들 통과…미국 진출 발판 마련

에레보르는 지난 10월 미국 통화감독청(OCC)으로부터 신규 은행 인가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받았고, 12월에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로부터 예금 보험 승인도 획득했다. 이로써 에레보르는 미국 내에서 고객 예금을 받을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게 됐다. OCC는 이번 승인에 대해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다루는 은행 모델의 정착 가능성’을 언급했다.

특히 FDIC는 에레보르가 최소 2억 7,600만 달러(약 4,097억 원)의 초기 납입 자본금을 유지하고, 처음 3년간 12% 이상의 기본 자기자본비율(Tier1 Leverage Ratio)을 유지할 조건을 명시해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의도를 나타냈다. 이는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 붕괴 이후 강화된 요구사항의 일환이다.

스테이블코인 집중 전략, 투자자 확신 모은다

에레보르는 암호화폐 및 첨단 기술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특히 ‘스테이블코인 기반 금융 서비스’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를 위해 투자자가 추가 자본을 유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른바 ‘자본 콜 조항(Capital Call Agreement)’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전통 은행들이 암호화폐 기업과의 거래를 꺼리는 상황에서, 규제 허가를 갖춘 에레보르 같은 신규 은행이 시장의 공백을 채울 것으로 투자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투자 라운드를 통해 급격한 기업 가치 상승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정식 개업은 2026년 목표…미국 내 암호화 은행 패러다임 전환 예고

에레보르는 아직 공식적인 영업 개시 일정은 밝히지 않았지만, 보도에 따르면 최종 규제 요건 충족 이후 2026년 개업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규제기관의 긍정적인 태도와 시장의 투자 열기가 예상보다 빠른 출범을 가능하게 할 가능성도 있다. 베테랑 창업자들이 이끄는 이 은행은 향후 미국 내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기사요약 by TokenPost.ai

🔎 시장 해석

실리콘밸리은행 사태 이후 기술 기업 대상 금융 공백이 생긴 가운데, 에레보르는 이 틈을 메우는 규제 승인된 디지털 은행으로 부상했다. 스테이블코인 중심 전략과 자본 건전성 강화는 투자자 신뢰를 끌어올린 요인이다.

💡 전략 포인트

- 신생 은행이라도 철저한 규제 대응과 자본 구조를 설계하면 암호화폐 중심 금융 시장에서 빠르게 신뢰를 얻을 수 있다.

-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하는 은행 모델은 기존 은행이 감당하지 못하는 분야를 적극 공략할 수 있다.

📘 용어정리

- 디지털 은행: 오프라인 지점 없이 온라인으로 모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

- OCC: 미국 통화감독청, 은행 인가 및 감독을 담당하는 연방 금융 규제기관

- FDIC: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 은행 예금에 대한 보험 제공 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