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달러 유입… 리플의 'RLUSD', 스테이블코인 판 흔드나

| 민태윤 기자

기관 중심으로 설계된 리플의 'RLUSD', 기존 스테이블코인과 다른 점은?

리플이 선보인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RLUSD'가 기존 스테이블코인과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인 스테이블코인이 리테일 시장 확대와 거래량 중심의 성장 전략을 택하는 반면, RLUSD는 기관 중심의 금융 인프라 통합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리플 전략임원 잭 맥도널드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RLUSD의 특징을 상세히 소개했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리처드 역시 RLUSD가 실제 시장 시스템 내에서 ‘현금성 자산’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분석하며 확장 설명했다.

기관용 스테이블코인…월간 검증 인증이 핵심

리플 측에 따르면 RLUSD는 구조적으로 기관 이해관계자를 겨냥해 설계됐다. 핵심은 ‘월 1회 제3자 준비금 검증’ 시스템이다. 유통 중인 RLUSD의 전체 공급량이 100% 준비금으로 뒷받침되고 있는지를 독립 기관이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다.

이는 은행, 중개업체, 트레이딩 기업들이 회계 및 규제 준수를 위해 매우 민감하게 보는 요소다. 별도 인증이 없다면 일반 스테이블코인은 기관 자산으로 분류될 수 없고, 대차대조표상 '현금'으로도 처리되지 못한다. RLUSD는 이 틀을 충족하면서도 시장에서 안정적 유통이 가능하기에, 규제 저촉 없이 기관 자산 운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배경 덕분에 RLUSD는 글로벌 트레이딩 플랫폼 LMAX의 거래 담보자산으로 채택됐다. 이는 RLUSD가 거래 중간에 쓸 수 있는 ‘신뢰 가능한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신호다. 트레이더들이 담보로 자산을 쓰려면 가격이 하루 종일 안정적이고, 계좌 간 이동이 빠르며, 시장 변동 시에도 신뢰성을 유지해야 한다. RLUSD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대표 자산이 된 것이다.

디파이와의 접점…실물 기반 운용에도 적합

RLUSD는 탈중앙화금융(디파이) 부문에서도 이미 실사용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에이브(AAVE)에는 실물 기반 자산 예치금이 분기 기준 약 4억 달러(약 5,804억 원) 증가했는데, 이 중 대부분이 RLUSD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RLUSD가 실물 자산과 디지털 환경 간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규제가 허용하고 내부 시스템이 인식할 수 있는 ‘실물형 회계 단위(unit of account)’가 필요하다. RLUSD는 이 조건에 꼭 맞는 자산으로, 디지털 예치 상품 내에서 안정성과 법적 수용성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

높은 유동성과 통합성, 시장 접근성 개선

RLUSD가 단순히 발행량 증가보다 '시장 접속성'에 초점을 맞추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미 바이낸스, 이더리움 상의 주요 거래쌍에 연동됐으며, 디지털 자산 거래소 OSL에서도 접근 가능하다. 여기에 바이낸스가 곧 XRP레저(XRPL) 기반 RLUSD 지원을 예고하면서, 네트워크 유연성도 강화되고 있다.

애널리스트 리처드는 또 하나의 특징으로 ‘높은 거래 속도(velocity)’를 꼽았다. 이는 RLUSD가 지갑에서 머무는 시간이 짧고, 반복적으로 유통되며 실제 금융 결제 및 담보 이동에 쓰이는 비율이 높다는 뜻이다. 일반 스테이블코인은 거래소 자산으로만 남기 쉬운 반면, RLUSD는 일상적인 기관 거래 안에서 끊임없이 순환하며 '현금처럼' 기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 시스템 효율 달성”…XRP와의 시너지도 기대

결국 RLUSD는 ‘선 사용 기반, 후 시가총액’ 전략을 추구하는 셈이다. 전통 금융 시스템의 문제점인 사전 자금 예치(pre-funding), 고정화된 담보 자산, 국경 간 결제 문제를 하나씩 해소하기 위한 구조다.

이 과정에서 XRP는 ‘브릿지 자산’으로 기능하고, RLUSD는 금융 내 실제 결제수단으로 작동한다. 규제 수용성을 갖춘 RLUSD가 기관 시스템 안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틀을 만들고, 그 위에서 리플의 결제 시스템이 확장된다는 청사진이다.

요약하면, RLUSD는 리테일 사용 확대보다 글로벌 금융 인프라 내에서 ‘조용히 그러나 깊이’ 작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그 목표는 지금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 "현금처럼 순환하는 스테이블코인? 구조부터 배워야 합니다"

리플의 RLUSD처럼 실제 금융 시스템 내에서 '현금성 자산'으로 기능하는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히 코인을 '산다'고 이해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유동성, 규제 수용성, 담보 효용성, 그리고 회계 기준까지 포괄하는 ‘구조’를 이해해야 리스크를 피하고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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