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대형 금융사들이 비트코인(BTC)이나 알트코인보다 ‘실물자산 토큰화(RWA)’ 시장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블랙록(BlackRock), JPMorgan(제이피모건), 리플(Ripple) 등이 자금과 인프라를 쏟아붓는 가운데, 이 시장은 이미 약 650억달러 규모로 커졌고 향후 수십조달러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블랙록은 운용자산(AUM) 13조9000억달러를 바탕으로 토큰화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 중 하나로 떠올랐다. 래리 핑크(Larry Fink) 최고경영자(CEO)는 토큰화를 ‘시장의 차세대’라고 거듭 강조해 왔다. 블랙록의 토큰화 국채펀드 ‘BUIDL’은 현재 자산 23억달러를 끌어모았다.
프랭클린템플턴도 일찍부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의 ‘OnChain U.S. Government Money Fund(FOBXX)’는 규제된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중 하나로, 현재 약 8억2200만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과거 블록체인을 위협으로 봤던 은행들도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JPMorgan의 ‘Kinexys’ 플랫폼은 예전 이름이 ‘Onyx’였으며, 이미 수십억달러 규모의 토큰화 거래를 처리했다. 결제와 예금, 환매조건부채권(Repo) 거래까지 다루며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BNY멜론(BNY Mellon), 씨티(Citi), HSBC도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으며 경쟁에 나섰다.
리플은 이 시장이 임계점에 가까워졌다고 본다. 회사는 토큰화 자산 규모가 2026년 약 6000억달러에서 2033년 18조9000억달러로 늘어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XRP 레저(XRP Ledger)에서 토큰화 자산 기능을 확장했고, 결제와 유동성 공급을 위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RLUSD’도 출시했다.
토큰화 국채가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미 신뢰받는 담보 자산인 데다, 블록체인의 장점까지 더할 수 있어서다. 거래는 며칠이 아닌 몇 분 안에 끝날 수 있고,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며, 담보 활용도 더 빨라진다. 중개 단계가 줄어 운영 비용도 낮아진다. 전통 금융이 블록체인으로 이동하는 첫 단계로 보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 전망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맥킨지는 2030년까지 2조달러 규모를 예상했고, 보스턴컨설팅그룹은 16조달러를 제시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한발 더 나아가 2034년 30조1000억달러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봤다.
원달러환율이 1달러당 1508.60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650억달러 규모의 RWA 시장도 원화 기준으로는 이미 상당한 몸집이다. 업계는 비트코인(BTC) 중심의 시장에서 벗어나, 국채와 머니마켓펀드 같은 실물자산이 온체인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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