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가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운용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관련 규제가 정비되면서 ‘준비 자산’ 시장을 둘러싼 월가 경쟁이 빠르게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피델리티는 17일(현지시간) ‘피델리티 리저브 디지털 펀드(Fidelity Reserves Digital Fund)’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해당 상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계된 머니마켓펀드로, 최근 시행된 ‘GENIUS 법안’의 준비금 요건을 충족하도록 구성됐다.
이번 출시는 불과 며칠 전 스테이트스트리트(State Street)가 유사한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머니마켓 펀드’를 선보인 직후 나왔다. 전통 금융사들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면서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 등 법정화폐에 가치가 연동된 디지털 자산으로, 현재 약 3200억달러(약 488조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거래, 결제, 해외 송금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며 사실상 ‘디지털 현금’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관 채택이 확대될 경우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1조9000억달러에서 최대 4조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해당 코인을 뒷받침하는 준비 자산 규모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흐름은 자연스럽게 ‘고유동성 자산 운용’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법적으로 안전자산에 준비금을 예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GENIUS 법안은 지난해 제정된 미국 최초의 스테이블코인 연방 규제 framework로, 준비금 요건을 명확히 규정했다. 발행사는 현금, 단기 국채, 정부형 머니마켓펀드 등에 자산을 보관해야 한다.
이로 인해 전통 자산운용사들에게는 새로운 수익 기회가 열렸다. 규제를 충족하는 금융 상품을 제공하면서 안정적인 운용 수익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델리티의 신규 펀드는 만기 93일 이하의 미국 국채와 현금, 국채 기반 환매조건부채권(Repo), 그리고 규정을 준수하는 기타 머니마켓 펀드 등에 투자한다.
피델리티 채권 부문 책임자 로빈 폴리(Robin Foley)는 “고정수익 및 머니마켓 분야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GENIUS 법안에 부합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전용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스테이트스트리트는 단순 준비금 운용을 넘어 토큰화 금융까지 확장 전략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앵커리지 디지털(Anchorage Digital) 등 크립토 기업과 협력해 온체인 유동성 관리까지 영역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스테이블코인은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준비금 시장을 선점하려는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은 향후 ‘디지털 달러 생태계’의 핵심 축이 누가 될지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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