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레이어2 경쟁 구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로빈후드 체인(Robinhood Chain)이 가스비 ‘전액 지원’을 앞세워 단기간에 코인베이스의 베이스(Base)를 바짝 추격했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로빈후드 체인은 메인넷 출시 11일 만인 7월 10일 하루 760만 건의 거래를 처리했다. 같은 기간 베이스는 약 920만 건을 기록하며 여전히 앞서 있지만, 격차는 불과 수백만 건 수준으로 빠르게 좁혀졌다. 이더리움(ETH) 기반 레이어2 시장에서 수년간 구축된 격차가 단 2주 만에 압축된 셈이다.
로빈후드 체인의 핵심 동력은 명확하다. 2026년 9월 말까지 모든 사용자의 가스비를 대신 부담하는 90일 보조금 정책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거래 비용이 ‘0’이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 디파이 참여자, 밈코인 트레이더까지 빠르게 유입되는 구조다.
실제로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MSB인텔에 따르면 하루 760만 건의 거래에도 불구하고 로빈후드 체인의 일일 프로토콜 수익은 약 4000달러(약 598만 원)에 그쳤다. 이는 가스비를 플랫폼이 부담하고 있는 구조와 초기 롤업 수수료 체계가 반영된 결과다.
반면 베이스는 모든 거래에서 사용자가 직접 가스비를 지불한다. 이 같은 비용 구조 차이로 인해 단순 거래량 비교는 ‘불완전한 지표’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경쟁력은 보조금이 종료되는 올해 10월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로빈후드 체인의 성장세는 단순 트랜잭션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유니스왑(Uniswap) 기반 하루 거래량이 5억 달러(약 7473억 원)를 넘어서며 이더리움 메인넷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 소액 거래 증가가 아니라 실제 유동성이 함께 쌓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다만 해당 거래의 상당 부분이 밈코인 중심 활동이라는 점은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한계로 지적된다.
로빈후드 체인의 진짜 경쟁력은 ‘사용자 기반’과 ‘서비스 결합’에 있다. 이 네트워크는 출시와 동시에 토큰화 주식 플랫폼을 함께 도입했다. 체인링크(LINK)는 엔비디아, 애플, 알파벳 등 95개 자산의 가격 오라클을 제공하고, 유니스왑은 유동성을, 모포(Morpho)는 대출 기능을 담당한다.
해당 토큰화 자산은 120개국 이상에서 접근 가능하다. 이는 기존 이더리움 레이어2들이 구축하지 못한 글로벌 브로커리지 기반이다.
로빈후드는 이미 약 2300만 명의 기존 사용자 풀을 보유하고 있다. 베이스와 아비트럼(ARB)이 크립토 네이티브 유저를 중심으로 점진적 확장을 해온 것과는 다른 출발점이다.
또한 로빈후드 체인은 아비트럼 오빗(Arbitrum Orbit) 기반으로 구축돼 체인 수수료의 약 10%를 아비트럼 생태계에 환원하는 구조를 갖는다. 완전한 경쟁 관계라기보다 L2 생태계 내 ‘공존형 확장’ 모델에 가깝다는 평가다.
시장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로빈후드($HOOD)는 레이어2 발표 이후 약 10% 상승했고, AI 기반 자동매매 기능 출시와 맞물려 추가로 7% 상승했다.
다만 현재 성장은 ‘보조금 기반 확장’이라는 점에서 지속성에 물음표가 붙는다. 가스비 지원이 끝나는 시점 이후에도 사용자와 유동성이 유지될지가 핵심 변수다.
결국 로빈후드 체인의 성패는 단기 트래픽이 아니라 ‘보조금 없는 환경에서도 남는 사용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더리움 레이어2 경쟁은 이제 속도가 아니라 ‘지속성’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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