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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X] 톰 리 “이더리움은 코인이 아니라 미래 금융의 운영체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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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bX 2026 특별 기조연설…“월가의 토큰화와 AI 에이전트가 새로운 수요 만든다”
- 비트마인, 전체 ETH의 4.8% 확보…보유 경쟁 넘어 스테이킹·결제·금융 인프라 전략으로
- 한국도 가격과 발행 주체 논쟁 넘어 ‘어떤 디지털 금융망을 구축할 것인가’ 답해야

 톰 리 비트마인(BitMine) 이사회 의장이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WebX 2026에서 '이더리움 트레저리 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오승환 기자(토큰포스트)

톰 리 비트마인(BitMine) 이사회 의장이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WebX 2026에서 '이더리움 트레저리 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오승환 기자(토큰포스트)

13일 일본 도쿄 더 프린스 파크타워에서 열린 ‘WebX 2026’. 개막식 직후 메인 무대인 크릴(CRYL) 스테이지에 월가에서 가장 낙관적인 디지털자산 전략가로 꼽히는 톰 리(Tom Lee)가 모습을 드러냈다.

펀드스트랫 공동창업자이자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 이사회 의장인 그는 이날 특별 기조연설에서 이더리움을 단순한 디지털자산이 아니라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자산,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움직일 미래 금융의 기반망으로 규정했다.

이날 발표의 핵심은 가격 전망이 아니었다. 이더리움 가격이 언제, 얼마까지 오를 것인가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이 무대에 올랐다.

앞으로 세계의 돈과 자산은 어떤 네트워크 위에서 움직일 것인가.

리 의장은 그 답으로 이더리움을 지목했다.

WebX 2026 공식 일정에 따르면 리 의장은 이날 오전 11시 25분부터 30분간 특별 기조연설을 진행했으며, 오후에는 ‘기업 재무제표 위의 이더리움: 새로운 기업 트레저리 전략’을 주제로 별도 토론에도 참여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면, 이더리움은 디지털 경제의 레일”

리 의장의 논리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역할을 구분하는 데서 출발했다.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이나 정부에 의존하지 않는 희소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금과 마찬가지로 보유하고 저장하는 데 강점이 있다. 반면 이더리움은 자산을 보관하는 것을 넘어 계약을 체결하고, 거래 조건을 실행하며, 돈과 증권을 이동시키는 네트워크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면 이더리움은 그 금과 주식, 채권, 예금, 달러를 실제로 움직이게 만드는 디지털 금융의 운영체제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이 차이는 기업의 디지털자산 보유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비트코인을 재무자산으로 보유하는 기업은 가격 상승과 희소성에 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이더리움을 보유하는 기업은 스테이킹을 통해 네트워크 검증에 참여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탈중앙금융과 토큰화 시장의 인프라에도 직접 참여할 수 있다.

따라서 이더리움 트레저리는 금고에 자산을 쌓아두는 전략만이 아니라, 기업의 대차대조표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생산 자본으로 바꾸는 전략이라는 것이 리 의장의 시각이다.

톰 리 비트마인 이사회 의장이 WebX 2026에서 마크 안드리센(a16z 공동창업자)의 발언을 인용하며 "AI와 암호화폐의 대통합이 시작되고 있으며, AI 에이전트는 결국 돈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며 블록체인과 AI의 융합이 새로운 디지털 경제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사진=오승환 기자(토큰포스트)

월가의 토큰화가 이더리움 수요를 만든다

그가 제시한 첫 번째 구조적 동력은 월가의 토큰화다.

현재 주식과 채권, 부동산, 펀드, 예금은 각각 다른 장부와 거래소, 결제망에서 관리된다. 거래가 체결된 뒤에도 소유권을 이전하고 대금을 결제하기까지 여러 중개기관을 거쳐야 한다.

자산이 블록체인 위의 토큰으로 바뀌면 거래와 소유권 이전, 결제를 같은 네트워크 안에서 처리할 수 있다. 주식을 넘기는 순간 대금이 지급되고, 채권의 이자가 자동으로 배분되며, 부동산이나 펀드 지분을 작은 단위로 나눠 거래하는 구조도 가능해진다.

리 의장은 이를 단순한 금융상품의 디지털화가 아니라 금융시장 전체의 장부와 결제 구조가 바뀌는 과정으로 바라봤다.

비트마인은 토큰화가 장기적으로 부동산과 주식, 채권 등 약 300조 달러 규모의 자산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공개적이고 중립적인 스마트계약 플랫폼인 이더리움이 그 핵심 기반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해왔다.

중요한 것은 모든 자산이 이더리움 메인넷에 직접 올라온다는 뜻이 아니다.

금융기관은 자체 블록체인이나 허가형 네트워크, 레이어2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서로 다른 네트워크의 자산을 교환하고 최종적으로 결제하려면 시장 전체가 신뢰할 수 있는 공통 기반이 필요하다.

리 의장은 이더리움이 그 ‘최종 정산 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은행과 증권사는 각자의 서비스를 운영하더라도, 그 아래 돈과 자산이 흐르는 공통 레일에서는 이더리움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더리움의 첫 번째 대중화 사례

토큰화 금융의 가장 분명한 사례는 스테이블코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겉으로 보면 달러나 엔화, 원화와 가격을 연동한 디지털 화폐다. 그러나 블록체인 위에서 24시간 이동하고 프로그램에 따라 자동으로 지급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은행 예금과 다르다.

리 의장은 스테이블코인을 디지털자산 거래소 내부의 결제수단으로만 보지 않았다.

기업의 해외 송금과 무역 결제, 증권 거래의 결제 자산, AI가 사용하는 디지털 현금으로 확장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커진다는 것은 이를 발행하고 이전하고 정산하는 블록체인에 대한 수요도 함께 커진다는 의미다.

이더리움은 현재 스테이블코인과 탈중앙금융, 토큰화 자산이 가장 활발하게 형성된 주요 공개 블록체인 중 하나다. 리 의장이 이더리움을 ‘미래의 돈을 위한 인프라’로 표현하는 배경이다.

그의 주장은 결국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에 투자하려면 발행사만 볼 것이 아니라, 그 화폐가 움직이는 기반망도 함께 봐야 한다는 데 있다.

인터넷 시대에 전자상거래 기업뿐 아니라 클라우드와 통신망, 반도체가 함께 성장했던 것처럼, 디지털 화폐 시대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지갑, 거래소뿐 아니라 결제와 정산을 담당하는 블록체인의 가치도 커질 수 있다는 논리다.

AI 에이전트는 왜 블록체인을 필요로 하나

두 번째 동력은 에이전틱 AI(Agentic AI)다.

AI는 지금까지 인간의 질문에 답하고 문서나 이미지를 만드는 도구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다음 단계의 AI는 사람의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상품을 비교하고, 서비스를 구매하고, 다른 AI와 계약하며, 비용을 지급하는 경제 주체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현재의 금융 시스템이 사람과 기업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는 점이다.

AI는 은행 지점을 방문할 수도 없고 신용카드를 발급받기도 어렵다. 국가마다 다른 은행 영업시간과 결제 절차를 통과하는 것도 비효율적이다. 수백만 개의 AI 에이전트가 소액 거래를 반복한다면 기존 카드망의 수수료와 승인 구조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리 의장은 AI 에이전트가 활동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봤다.

디지털 신원, 프로그래밍 가능한 돈, 그리고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중립적인 거래망이다.

블록체인은 AI에게 지갑을 부여하고, 스마트계약에 따라 거래를 자동 실행하며, 사람의 개입 없이도 거래 기록을 검증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AI가 사용하는 현금이라면 이더리움은 그 현금과 계약이 이동하는 경제망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트마인은 이처럼 월가의 토큰화와 AI 에이전트의 등장을 이더리움의 장기 수요를 키우는 두 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5%의 연금술’…비트마인은 왜 이더리움을 모으나

이날 발표에서 리 의장의 전망이 단순한 낙관론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그가 직접 이더리움을 대규모로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마인은 ‘5%의 연금술(Alchemy of 5%)’이라는 이름 아래 전체 이더리움 공급량의 5%를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5일 기준 574만2237 ETH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약 1억2070만개로 추산되는 전체 이더리움 공급량의 4.8%에 해당한다. 목표의 약 95%를 달성한 셈이다. 디지털자산과 현금, 기타 투자자산을 합친 보유 자산은 약 111억 달러로 집계됐다.

비트마인은 이 가운데 약 487만9000 ETH를 스테이킹하고 있다. 전체 보유량의 약 85%다.

회사는 스테이킹을 통해 연환산 약 2억35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추산한다. 이더리움을 단순히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검증에 투입해 현금흐름을 만드는 구조다.

이 전략은 마이클 세일러가 스트래티지를 통해 구축한 비트코인 트레저리 모델과 닮았지만 차이도 크다.

비트코인은 별도의 수익을 창출하지 않는다. 반면 이더리움은 스테이킹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이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ETH를 매입한 뒤, 스테이킹 수익을 다시 투자하면 보유량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구조가 가능하다.

비트마인이 목표로 하는 것은 ‘이더리움을 많이 가진 회사’에 그치지 않는다.

막대한 ETH를 기반으로 기관용 검증 인프라와 스테이킹 서비스를 운영하고, 월가와 이더리움 생태계를 연결하는 금융회사로 자리 잡겠다는 구상이다.

톰 리 비트마인 이사회 의장이 WebX 2026에서 이더리움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설명하며 스테이블코인과 AI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토큰포스트)

5% 보유가 만드는 힘과 위험

그러나 ‘5%의 연금술’에는 분명한 위험도 있다.

하나의 기업이 전체 이더리움 공급량의 5%를 보유하고 상당 부분을 스테이킹한다면 네트워크의 탈중앙성과 영향력 집중을 둘러싼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더리움은 공개되고 분산된 네트워크를 표방한다. 그런데 상장기업과 대형 금융기관이 검증 지분을 빠르게 늘릴 경우, 과거 은행과 자산운용사가 금융시장을 지배했던 것과 유사한 집중 현상이 블록체인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

가격 위험도 사라지지 않는다.

스테이킹으로 연 2~3% 수준의 수익을 얻더라도 ETH 가격이 수십 퍼센트 하락하면 기업의 자산가치와 주가가 함께 흔들릴 수 있다. 신규 주식이나 채권을 계속 발행해 ETH를 매입하는 방식은 시장이 좋을 때 강력한 확장 수단이지만, 주가가 순자산가치 아래로 떨어지면 기존 주주의 지분을 희석하고 자금조달 비용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을 단순히 ‘이더리움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내는 상품’으로 봐서는 안 된다.

디지털자산 가격과 기업의 자금조달 능력, 스테이킹 운영, 규제 위험이 한꺼번에 결합된 고위험 구조다.

리 의장의 발표는 이더리움의 가능성을 강하게 강조했지만, 그 가능성이 현실이 되려면 기관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수탁과 회계, 보안, 지배구조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

‘크립토 봄’은 가격이 아니라 이용자의 변화

리 의장은 최근 디지털자산 시장을 ‘크립토 스프링(crypto spring·크립토의 봄)’의 초기 단계라고 표현해왔다.

그가 말하는 봄은 단순히 가격이 반등하는 시기가 아니다.

지난 상승장이 개인 투자자와 레버리지, 디지털 수집품을 중심으로 움직였다면 다음 사이클은 금융기관과 기업,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자산, AI가 주도한다는 의미다.

시장의 주체가 바뀌면 평가 방식도 달라진다.

이더리움의 가치는 거래량이나 개인 투자자의 관심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자산이 올라오고, 얼마나 많은 스테이블코인이 이동하며, 네트워크가 얼마나 많은 수수료와 스테이킹 수익을 창출하는지가 중요해진다.

가격보다 네트워크의 경제활동을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비트마인은 올해 들어 이더리움의 월간 흐름과 소프트웨어·성장주와의 상관관계, 월가의 토큰화 움직임 등을 근거로 ‘크립토 봄’이 시작됐다고 주장해왔다. 다만 이는 비트마인과 리 의장의 전망이며, 시장의 합의로 받아들이기에는 이더리움 가격과 제도 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

한국에 던진 질문…원화 코인보다 더 큰 그림

리 의장의 발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 법인의 디지털자산 투자를 논의 중인 한국에도 의미가 있다.

한국의 논쟁은 주로 ‘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것인가’에 집중돼 있다.

은행만 허용해야 하는지, 핀테크와 플랫폼 기업에도 문을 열어야 하는지, 준비자산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이다.

물론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발행 주체만 정한다고 디지털 금융산업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어느 네트워크에서 발행되고, 은행 예금 및 토큰화 증권과 어떻게 교환되며, 해외 스테이블코인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될지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AI 에이전트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지, 기업이 토큰화된 채권과 주식을 거래할 때 원화 결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지, 금융기관이 공개 블록체인의 검증과 스테이킹에 참여할 수 있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과 모바일 결제 인프라를 갖고 있다. 그러나 기존 결제가 이미 빠르고 편리한 만큼 단순히 ‘더 빠른 송금’을 내세워서는 블록체인이 설 자리가 없다.

한국에서 블록체인의 진짜 가치는 주식과 채권, 예금, 포인트, 콘텐츠 권리, AI 결제를 하나의 프로그래밍 가능한 금융망으로 연결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

이더리움을 살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에 설 것인가

이날 리 의장의 발표는 이더리움을 사라는 투자 권유라기보다, 미래 금융 인프라가 어떤 방향으로 이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선언에 가까웠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희소성이 자산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제 이더리움은 블록체인이 자산을 넘어 경제활동의 기반이 될 수 있는지를 시험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AI 에이전트가 그 시험대다.

물론 승자가 반드시 이더리움이라는 보장은 없다.

금융기관의 자체 네트워크와 다른 공개 블록체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토큰화 예금이 경쟁하고 있다. 규제와 보안, 확장성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리 의장이 던진 질문만큼은 피하기 어렵다.

앞으로 수조 개의 AI가 거래하고, 주식과 채권과 현금이 24시간 블록체인 위를 움직이는 시대가 온다면 그 경제는 어떤 운영체제 위에서 작동할 것인가.

13일 도쿄에서 톰 리가 제시한 답은 이더리움이었다.

한국이 답해야 할 것은 이더리움 가격이 얼마까지 오를지가 아니다.

다가오는 토큰화 경제에서 한국의 은행과 기업, 자본시장, 원화는 어느 네트워크 위에 설 것인가.

디지털자산 경쟁의 다음 승부는 코인을 먼저 발행한 나라가 아니라, 자산과 돈과 AI를 하나의 신뢰망으로 먼저 연결한 나라가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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