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빠르게 ‘분절화’되면서 디파이 유동성 프로토콜 스파크(Spark)가 이를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각 발행사가 자체 네트워크에 유동성을 묶어두려는 흐름 속에서, 스파크는 서로 다른 스테이블코인을 이어주는 ‘중간 레이어’ 전략에 베팅하고 있다.
피닉스랩스 CEO 샘 맥퍼슨(Sam MacPherson)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더욱 쪼개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페이팔은 PYUSD, 서클은 USDC, 테더는 USDT를 중심으로 경쟁 중이며, 로빈후드는 USDG 컨소시엄 참여와 자체 체인 구축을 병행하고 있다. 스트라이프와 코인베이스가 포함된 OUSD 진영까지 더해지며 시장은 다극화 양상을 보인다. 여기에 에테나(ENA)의 USDe,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의 USD1, 스카이의 USDS까지 등장하면서 유동성은 여러 토큰과 체인으로 분산되는 상황이다.
스파크는 과거 메이커다오로 알려진 스카이 생태계의 대출·유동성 부문으로, 유니스왑 기반 스테이블코인 외환(FX) 레이어를 구축했다. 핵심은 ‘듀얼풀(DualPool)’ 구조로, 평소에는 자산을 금고에 보관하며 수익을 내고 필요할 때만 유동성 풀에 공급해 단일 블록 내에서 거래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스파크는 약 1억5,000만 달러(약 2,169억 원)를 유니스왑 v4 풀에 배치해 USDS와 USDT, PYUSD 간 거래를 지원했다. 이 시스템은 출시 30일 만에 약 15억 달러(약 2조1,690억 원)의 거래를 처리하며 유니스왑 내 스테이블코인 간 스왑의 약 30%를 차지했다.
또한 페이팔과의 협업을 통해 PYUSD 유동성 공급에도 참여하며 기존 강자들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스파크는 당초 소비자 대상 앱 출시를 검토했지만, 코인베이스·페이팔·로빈후드와의 경쟁 부담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현재는 직접 사용자 확보 대신 기존 플랫폼에 유동성과 수익 구조를 제공하는 B2B 및 B2B2C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
로빈후드의 ‘Earn’ 서비스가 대표 사례다. 약 7% 수익률을 내세운 이 상품은 사용자의 자금을 온체인 금고에 배분하는데, 이 과정에서 스파크가 일부 유동성을 담당한다. 해당 구조는 출시 24일 만에 2억 달러(약 2,892억 원) 이상의 예치금을 끌어모았다.
스파크는 기관 대상 대출 사업도 병행 중이다. 앵커리지(Anchorage)를 통해 제공하는 비트코인(BTC) 담보 대출은 현재 약 2억6,000만 달러(약 3,759억 원) 수준이며, 누적 실행액은 4억 달러를 넘어섰다. 연말 목표는 10억 달러다.
다만 디파이 시장 침체로 연간 매출은 강세장 당시 약 8,000만 달러에서 현재 2,000만 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퍼슨은 “기관 채택과 규제 명확성이 동시에 개선되고 있다”며 시장 기반은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스파크는 현재 S&P와 무디스 등 전통 신용평가사뿐 아니라 크레도라 등 크립토 전문 기관에서 평가를 추진 중이다. 이는 기관 투자자들의 리스크 판단을 돕기 위한 조치다.
맥퍼슨은 스테이블코인 분절화가 오히려 거래량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GENIUS 법안’과 ‘클래리티 법안’이 본격 시행되면 온체인 결제 시장이 2030년까지 3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스파크의 전략은 단순하다. 쪼개진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연결하는 ‘중립적 유동성 허브’가 되겠다는 것이다. 발행사들이 각자 생태계를 구축하는 흐름이 계속될수록, 이를 이어주는 인프라의 가치 또한 함께 커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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