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EIP-8141, ETH 없이 거래하는 구조 제안

| 정민석 기자

이더리움에서 이용자가 ETH를 보유하지 않아도 거래 수수료를 낼 수 있는 구조가 제안됐다. 페이마스터가 ETH로 네트워크 수수료를 대신 결제하고, 이용자는 유에스디코인(USDC) 등으로 비용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EIP-8141 ‘프레임 트랜잭션’은 거래 검증과 수수료 결제, 실제 실행을 여러 단계로 나누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데일리는 12일 분석에서 이 제안이 이더리움의 가스 결제 구조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와 네트워크 사이에 대납 주체를 추가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일반적인 이더리움 거래에서는 서명자와 거래 발신자, 가스 비용 부담자가 사실상 같은 계정이다. 지갑에 USDC가 있어도 ETH가 없으면 토큰을 전송하기 어려운 이유다.

EIP-8141에서는 이용자가 거래에 서명해 자신의 의사를 증명하고, 페이마스터나 애플리케이션이 ETH를 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거래를 전달할 수 있다. 이용자는 이후 USDC 같은 ERC-20 토큰으로 페이마스터에 비용을 지급한다.

이용자 화면에는 ‘USDC 0.1개 수수료’만 표시되고 ETH 가스 비용은 뒤에서 처리될 수 있다. 다만 네트워크가 수수료를 최종 정산하는 단계에서는 여전히 ETH가 사용된다.

따라서 EIP-8141은 ETH를 가스 결제 자산에서 제외하는 제안이 아니다. 달라지는 부분은 ETH를 누가 보유하고, 누가 네트워크 수수료를 먼저 결제하느냐이다.

이 구조가 도입되면 ETH 수요가 다수 이용자의 소액 보유에서 소수의 페이마스터와 지갑 서비스 사업자가 보유하는 운영 잔액으로 이동할 수 있다. 페이마스터가 이용자에게 받은 스테이블코인만큼 ETH를 즉시 시장에서 매수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페이마스터는 ETH를 미리 보유하거나 자금을 별도로 관리할 수 있다. 재고와 헤지 전략을 활용할 수도 있어, 이용자의 안정화폐 결제가 곧바로 ETH 현물 매수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다.

프레임 트랜잭션의 기능은 수수료 대납에만 그치지 않는다. 여러 작업을 하나의 거래 묶음으로 처리해 승인과 교환을 한 번에 실행하고, 뒤의 교환이 실패하면 앞선 승인도 함께 되돌리는 원자적 처리가 가능하다.

현재 탈중앙화거래소에서 토큰을 교환하려면 승인과 스왑을 각각 실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프레임 트랜잭션은 이 과정을 묶어 승인만 남는 상황과 그에 따른 보안 위험을 줄이는 방향을 제시한다.

이더리움에는 이미 ERC-4337을 활용한 계정 추상화와 페이마스터 기능이 있다. 다만 이 방식은 사용자 작업과 번들러, 엔트리포인트 등 별도 인프라를 필요로 하며, EIP-8141은 유사한 기능을 거래 구조 자체에 포함하는 방향이다.

계정 추상화는 지갑 인증과 거래 묶음, 가스 대납을 이용자 계층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흐름이다. 이더리움 생태계에서는 앞서 지갑 인증과 거래 묶음, 가스 대납을 하나의 계정 구성 방식으로 다루는 논의도 진행됐다.

시장 구조의 핵심은 이용자가 어떤 자산으로 화면상 수수료를 내는지와 네트워크가 어떤 자산으로 최종 결제하는지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용자에게 ETH가 보이지 않더라도 페이마스터와 애플리케이션은 ETH로 계산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ETH 수요가 실제로 확대될지는 별도의 문제다. 가스 준비와 지갑 설정이 간소화돼 새로운 이용자가 늘고 거래량이 증가하면 ETH 사용량과 소각량도 커질 수 있지만, 기존 거래의 비용 부담자만 바뀐다면 추가 수요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EIP-8141은 이용자가 ETH를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이더리움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안한다. 다만 이 제안만으로 ETH 수요나 가격 방향을 확정할 수는 없으며, 실제 채택과 네트워크 이용량 변화가 이후 확인할 핵심 요소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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