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중동 리스크 속 10만 달러 방어…고래·개미 '동시 보유' 전략 가동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이 이란-이스라엘 간 갈등으로 인한 하락세에서 급속히 반등하며 투자자 사이에 드문 합의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시가총액 1위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최근 한 주를 10만 7,000달러(약 1억 4,873만 원)대에서 시작했으며, 고점 회복 과정에서 개미 투자자와 고래 투자자 모두 보유를 고수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장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바이낸스(Binance)로의 비트코인 입금량이 개인과 기관 양측 모두 지난 사이클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비트코인 장기 보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양측의 동시 입금은 시장 고점의 전조로 인식되지만, 이번에는 주요 저항선 돌파를 대비한 *전략적 대기*로 보인다.

이러한 보유 중심의 움직임은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심리를 강화시킨다. 특히 투자자들이 거시경제 환경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기다리며 움직이기를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고래와 리테일 투자자 사이의 공동 보유 현상은 시장 안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온체인 분석 기업 글래스노드(Glassnode)는 최근 수치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의 ‘25델타 스큐(Delta Skew)’는 1주 기준 -2.6%에서 +10.1%, 1개월 기준으로는 -2.2%에서 +4.9%로 상승했다. 이는 단기적인 상승 기대감이 강해졌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정학적 긴장이 불거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QCP캐피털은 이란-이스라엘 간 충돌 우려가 제기된 지난 금요일, 일시적으로 10만 2,800달러(약 1억 4,293만 원)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이 신속히 반등해 다시 10만 7,000달러(약 1억 4,873만 원)선에 안착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대형주 토큰과 미국 주식 선물 동반 상승 흐름과 일치한다.

이 같은 회복세에는 기관 수요가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상장사 메타플래닛은 비트코인을 계속 매입하고 있으며,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도 7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한때 3% 하락했음에도 10만 달러(약 1억 3,900만 원) 지지선 위를 유지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유사한 지정학 리스크 당시 8% 급락한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이와 함께, 암호화폐 옵션시장에서의 *내재변동성(Implied Volatility)* 역시 낮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QCP캐피털은 비트코인 프론트엔드 내재변동성이 40 미만을 기록하고 있으며, 전통 금융시장의 시장 변동성 지표인 VIX는 20 이하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글로벌 리스크가 상승하고 있음에도 시장이 패닉에 빠지지 않았다는 것을 나타낸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 악화가 불러올 잠재적 리스크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차단하거나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시장 전반에 거대한 충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런 시나리오가 *비트코인에 구조적인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통 자산 대비 ‘디지털 금’으로의 역할이 부각되는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