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디지털 뱅크 클라르나(Klarna)가 자사 최초의 스테이블코인 ‘클라르나USD(KlarnaUSD)’를 공식 출시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 금융 업계 전반에서 디지털 자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클라르나는 이를 기반으로 핀테크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클라르나USD는 미국 달러와 연동된 가상화폐로 1토큰당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안정적인 가격 변동성을 갖춘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결제와 금융 거래에 이상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클라르나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세바스찬 시에미아트코프스키는 “암호화폐는 이제 빠르고, 저렴하고, 안전하며 확장 가능한 단계에 도달했다”며, “이번 출시는 클라르나의 암호화폐 분야 진출의 서막”이라고 밝혔다.
이번 스테이블코인은 스트라이프(Stripe)가 주도해 만든 독립형 블록체인 네트워크 ‘템포(Tempo)’ 위에서 구축됐다. 템포는 핀테크와 디지털 결제에 최적화된 인프라로 평가되며, 스트라이프 외에도 가상자산 전문 투자사 패러다임(Paradigm)이 공동 설계에 참여했다. 클라르나는 템포를 활용해 기존 금융 시스템의 느리고 비싼 결제망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다.
올해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은 약 9조 달러(약 12,960조 원) 규모의 결제를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년 대비 87% 증가한 수치다. 전체 결제 시장 규모가 연간 2경 달러(약 2,880경 원)를 넘는다는 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점유율은 아직 2.3%에 불과하지만, 고속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는 데 업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클라르나는 연간 상품총거래액(GMV) 1,180억 달러(약 169조 9,200억 원), 사용자 수 1억 1,400만 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소비자 금융 플랫폼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필요한 신뢰성과 확장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에미아트코프스키는 “우리는 기존 결제망을 대체할 충분한 규모와 기술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결제를 더 빠르고 저렴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라르나USD는 현재 소규모 테스트 단계이며, 2026년 정식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르나 측은 해당 토큰이 달러로 100% 담보될 예정임을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급변하는 규제 환경과 기술 경쟁 속에서 주요 빅테크 및 핀테크 기업들이 속속 진입 중이다. 페이팔은 지난 2023년 자체 USD 연동 토큰을 출시했고, 스트라이프는 2024년 11억 달러(약 1조 5,800억 원)에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브리지 벤처스(Bridge Ventures)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자체 발행 플랫폼을 선보였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미국 의회가 지난해 7월 통과시킨 ‘미국 스테이블코인 혁신촉진법(GENIUS Act)’이 있다. 이 법은 디지털 통화에 대한 포괄적 규제 체계를 처음으로 마련한 법안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운용을 제도권 내로 편입시킴으로써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클라르나의 이번 행보는 스테이블코인이 미래 글로벌 결제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방증한다. 단순한 암호화폐가 아닌 실물경제 전반에 깊이 스며드는 디지털 자산의 변화를 클라르나가 어떻게 이끌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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