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은 지난주 전 세계 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ETP) 시장에서 전체 유입액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의 중심에 서 있다.
코인셰어스(CoinShares)가 월요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주 암호화폐 관련 펀드에는 총 21억 7,000만 달러(약 3조 1,985억 원)가 순유입됐다. 이는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이며,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다. 특히 비트코인(BTC) 관련 상품에는 15억 5,000만 달러(약 2조 2,858억 원)가 유입돼 전체의 71%를 차지했다.
주 초중반 강세를 이끌었던 투자심리는 주 후반 들어 제동이 걸렸다. 코인셰어스 조사 책임자 제임스 버터필(James Butterfill)은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 간 긴장이 고조되고, 미국이 유럽에 새로운 무역관세를 경고하자 금요일 하루에만 3억 7,800만 달러(약 5,573억 원)의 유출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 연준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되던 비둘기파 경제학자 케빈 해셋(Kevin Hassett)이 현직에 유임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 기대감도 일부 꺾였다.
자산별로는 이더리움(ETH) 관련 상품이 4억 9,600만 달러(약 7,310억 원)를 유치하며 비트코인 다음으로 많은 자금이 몰렸다. XRP(리플)와 솔라나(SOL) 관련 상품에는 각각 약 7000만 달러(약 1,031억 원), 4600만 달러(약 677억 원)가 유입됐다. 수이(SUI)와 헤데라(HBAR) 같은 중소형 알트코인 역시 각각 570만 달러(약 84억 원), 260만 달러(약 38억 원) 규모의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은 월요일 급락했다. 유럽연합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보복 조치를 경고하면서, BTC는 수 시간 만에 약 3,500달러(약 515만 원), 약 3.6% 하락하며 95,450달러(약 1억 4,067만 원)에서 92,000달러(약 1억 3,552만 원) 아래로 밀렸다.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이 여파로 약 7억 5,000만 달러(약 1조 1,050억 원) 규모의 롱 포지션이 정리됐고, 하루 전체 청산 규모는 8억 6,000만 달러(약 1조 2,670억 원)를 넘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동안 덴마크, 스웨덴,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등 유럽 주요국을 대상으로 2월 1일부터 10%의 수입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그린란드 관련 외교갈등의 연장선에 있는 조치로, 협상이 결렬될 경우 6월까지 관세율이 25%로 오를 수 있다. 유럽연합은 이에 대응해 최대 930억 유로(약 136조 원) 규모의 지연 보복관세와 함께 ‘통상탄’으로 알려진 반강제수단(Anti-Coercion Instrument) 사용을 경고했다.
미국 내 주요 암호화폐 규제 법안 중 하나인 ‘CLARITY 법안’이 의회에서 진전 없이 좌초된 상황도 시장엔 뜻밖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 분석가 미카엘 반 드 포페(Michaël van de Poppe)는 CLARITY 법안이 현재 형태로 통과됐을 경우 전체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진통 속에서도 논의가 지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법안은 토큰화 주식 거래 금지, 탈중앙화금융(DeFi) 플랫폼의 사용자 기록 접근, 이자 제공형 스테이블코인 금지 등의 내용을 포함해 논란이 컸다.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도 이 같은 우려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현재 CLARITY 법안은 미국 스테이블코인 규제안을 담은 GENIUS 법안과 함께 주요 암호화폐 입법 과제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속도보다 시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현실적인 규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번 주 암호화폐 시장은 유입 자금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교차하며 주식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다시 암호화폐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미-EU간 통상 긴장과 미국 내 규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시장의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단기 충격에도 불구하고 제도권 채널을 통한 자금 유입이 유지된다면, 올해 상반기 암호화폐 시장은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 자금은 들어오는데,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번 주 암호화폐 시장은 3조 원 넘는 자금이 유입되는 긍정적인 데이터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라는 리스크가 함께 교차하는 혼돈의 한 주였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수익과 손실을 가르는 진짜 차이는, 뉴스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하는 역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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