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에도 VC 돈은 돌았다…‘내러티브 투자’ 끝내고 스테이블코인·기관 인프라로 이동

| 서도윤 기자

2월 암호화폐 시장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서도 벤처캐피털(VC) 자금은 완전히 마르지 않았다. 디파이라마(DefiLlama) 집계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크립토 스타트업으로 유입된 투자금은 8억8300만달러(약 1조2735억원)로 나타났다.

다만 열기는 한풀 꺾였다. 해당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10억달러 이상)과 비교해 13% 감소했다. 강세장 기대감이 ‘서사’만으로도 투자를 끌어오던 국면에서, 이제는 손익과 생존력을 더 따지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크립토 VC인 DWF 랩스(DWF Labs)의 안드레이 그라체프(Andrei Grachev) 매니징파트너는 DL뉴스에 “작년에는 ‘내러티브’와 덱(피치 자료)만으로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며 “올해 투자자들은 매출, 사용자, 그리고 약세장에서도 제품이 살아남을 이유를 원한다. ‘스프레이 앤드 프레이(spray-and-pray)’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약세장이 늘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라체프는 “베어마켓은 ‘항상 기회’를 만든다”며 DWF 랩스의 성과가 좋았던 일부 투자가 하락 국면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과열됐을 때보다 밸류에이션이 낮고, 실력 있는 팀이 검증받기 쉬운 환경이라는 얘기다.

그라체프가 꼽은 2026년 벤처 투자 ‘3대 테마’는 스테이블코인과 결제 인프라,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그리고 기관 투자자용 도구(컴플라이언스·재무/자금관리 등)다. 그는 “화려하진 않지만, 향후 5000억달러 규모의 기관 자금이 어떤 토큰에 닿기 전에 반드시 통과해야 할 흐름”이라고 짚었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와 규제 준수형 인프라가 ‘자금 유입의 관문’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플라잉 튤립, 2억600만달러

탈중앙화금융(DeFi) 분야의 베테랑 설계자로 알려진 안드레 크론예(Andre Cronje)가 설립한 플라잉 튤립(Flying Tulip)은 이달 토큰 세일을 통해 2억600만달러(약 2973억원)를 확보했다. 회사는 현물 거래, 대출, 무기한 선물(perpetual) 파생상품을 자체 스테이블코인 ‘ftUSD’와 결합한 ‘올인원 금융 스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플랫폼은 수직계열화된 유동성 허브를 지향한다. 핵심 장치로는 ‘ftPUT’ 구조를 내세웠는데, 토큰 보유자에게 영구적인 상환(리딤션) 권리를 부여해 FT 토큰의 ‘바닥 가격’을 지지하도록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조달 자금은 에이브(AAVE), 리도(Lido) 등 비교적 보수적인 수익처에 배분해 지속 가능한 네이티브 수익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달은 단순 고위험 레버리지형 디파이 모델보다, 하방 보호를 구조화하고 거래소급 금융 툴을 결합한 형태에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왑(Whop), 2억달러

디지털 상품 소셜커머스 마켓플레이스 왑(Whop)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로부터 2억달러(약 2885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이 투자로 왑의 기업가치는 16억달러(약 2조3079억원)로 평가됐다. 왑은 수천 명의 크리에이터와 1800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연결해 소프트웨어, 온라인 강의, 구독형 커뮤니티 등을 거래하는 플랫폼이다.

이번 거래의 핵심은 테더의 ‘월렛 개발 키트(Wallet Development Kit)’를 통합해 USDT, 그리고 새로 출시된 USAT 스테이블코인으로 ‘셀프 커스터디(자기보관)’ 결제를 지원하는 데 있다. 은행망 의존도를 낮춰 결제 속도와 접근성을 끌어올리고, 특히 신흥국 중심의 글로벌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서 결제 전환을 가속하겠다는 구상이다.

왑은 조달 자금을 유럽과 아시아 시장 확장, AI 기반 커머스 도구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제 인프라가 플랫폼 성장의 병목으로 지목돼온 만큼,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상거래 레일로 자리 잡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앵커리지 디지털, 1억달러

미국 최초의 연방 규제 디지털자산 은행으로 알려진 앵커리지 디지털(Anchorage Digital)은 테더로부터 1억달러(약 1443억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받았다. 이번 투자로 회사의 기업가치는 42억달러(약 6조599억원)로 올라섰다.

투자는 양사의 협력을 더 공고히 하는 성격이다. 앵커리지는 테더의 미국 규제 준수형 스테이블코인 USAT의 ‘규제된 발행 주체(issuer)’ 역할을 맡고 있다. 앵커리지는 기관급 커스터디(수탁), 스테이킹, 거버넌스, 결제·정산 인프라를 제공하며 전통 자본시장과 블록체인 금융을 잇는 ‘교량’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2월 투자 흐름을 종합하면, 약세장에서도 크립토 VC 투자 자체가 멈춘 것은 아니다. 다만 자금은 ‘토큰 가격 상승’에 기대는 프로젝트보다, 스테이블코인 결제·기관 인프라·AI 자동화처럼 실사용과 현금흐름을 증명할 수 있는 영역으로 더 선별적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시장이 회복 국면으로 돌아서더라도, 이번에 강화된 검증 기준은 당분간 투자 지형을 바꿔놓을 가능성이 크다.


💡 "내러티브의 시대는 끝… 이제는 ‘데이터로 검증하는 투자자’가 살아남는다"

VC 자금은 줄었지만 마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시장은 더 냉정해졌습니다.

이제 투자자들은 ‘서사’가 아니라 매출(Revenue), 사용자(Active Users), 약세장에서도 살아남는 구조를 요구합니다. 결국 개인 투자자에게도 필요한 무기는 같아졌습니다.

토크노믹스와 온체인 데이터로 옥석을 가리고, 스테이블코인·기관 인프라·AI 같은 실사용 섹터를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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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by TokenPost.ai

🔎 시장 해석

- 2월 크립토 스타트업 VC 유입은 8억8300만달러로 ‘완전한 투자 경색’은 아님

- 다만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하며, ‘내러티브 중심’에서 ‘실적·생존력 중심’으로 심사 기준이 이동

- 하락장은 밸류에이션이 낮아지고 실력 있는 팀이 드러나기 쉬워 선별 투자에 유리한 구간

💡 전략 포인트

- 투자자는 이제 매출·사용자·현금흐름(또는 지속 가능한 수익원)과 약세장 생존 논리를 요구

- 2026 핵심 테마는 ① 스테이블코인+결제 인프라 ② AI 에이전트 ③ 기관용 도구(컴플라이언스/재무·자금관리)

- ‘기관 자금 유입’은 토큰 이전에 결제 레일·규제준수·수탁/정산 같은 관문 인프라를 먼저 통과

- 사례: Flying Tulip(하방 방어 구조+올인원 스택), Whop(USDT/USAT 셀프커스터디 결제), Anchorage(규제된 발행·수탁·정산)

📘 용어정리

- 내러티브(Narrative): 시장의 기대를 만드는 ‘성장 스토리’(실적 없이도 투자 심리를 자극)

-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돼 가격 변동을 낮춘 토큰(결제·정산에 유리)

- 셀프 커스터디(Self-custody): 거래소/플랫폼이 아닌 이용자 본인이 지갑 키를 보관해 자산을 직접 통제

-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규제·법규 준수 체계(KYC/AML, 보고, 리스크 관리 등)

- 커스터디(Custody): 기관이 요구하는 보관/수탁 서비스(보안·감사·규제 요건 포함)

- 무기한 선물(Perpetual): 만기 없는 파생상품(펀딩비로 가격을 현물에 수렴)

💡 자주 묻는 질문 (FAQ)

Q.

하락장인데도 VC 투자가 ‘완전히’ 멈추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2월에도 크립토 스타트업에 약 8억8300만달러가 유입됐듯, 하락장에서는 밸류에이션이 낮아져 우량 팀을 더 좋은 조건에 발굴할 기회가 생깁니다. 다만 예전처럼 ‘이야기(내러티브)’만으로 투자받기 어렵고, 매출·사용자·지속 가능한 수익 같은 검증 지표를 충족한 프로젝트로 돈이 선별적으로 이동하는 흐름입니다.

Q.

기사에서 말한 “스테이블코인 결제·기관 인프라가 관문”이라는 뜻은 무엇인가요?

기관 자금이 블록체인으로 들어오려면 먼저 결제·정산 레일, 수탁(커스터디), 규제 준수(컴플라이언스) 같은 기반이 갖춰져야 합니다. 즉, 특정 토큰이 오르기 전에 ‘안전하게 쓰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선행돼야 하며,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와 규제준수형 인프라는 그 진입로 역할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Q.

2월 주요 투자 사례 3개는 각각 무엇을 보여주나요?

Flying Tulip(2억600만달러)은 거래·대출·파생을 스테이블코인과 결합하고, ‘바닥 가격’ 방어 구조를 내세워 하방 리스크를 설계한 사례입니다. Whop(2억달러)은 USDT/USAT 기반 셀프커스터디 결제로 글로벌 크리에이터 결제 병목을 푸는 ‘상거래 레일’ 확장 사례입니다. Anchorage Digital(1억달러)은 규제된 발행 주체·기관 수탁·정산 인프라를 통해 전통 금융과 크립토를 잇는 ‘기관용 교량’ 강화 사례로, 실사용/현금흐름 중심 투자 선호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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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