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이 암호화폐 은행 최초로 연방준비제도(Fed) 마스터 계좌를 승인받은 가운데, 미국 주요 은행권 단체들이 이번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크라켄은 지난 4일(현지시간)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으로부터 마스터 계좌를 성공적으로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마스터 계좌는 은행이 연준의 결제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 인프라로, 전국 단위 은행 영업에 사실상 필수 요소로 꼽힌다. 크라켄은 여러 암호화폐 기업들이 수년간 도전해왔던 이 승인을 최초로 따냈다.
다만 이번 마스터 계좌는 일부 제한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 지급이 허용되지 않는 등 제한된 형태로, 연준이 지난해 말 '혁신 중심 은행'을 대상으로 신속 승인 경로를 열겠다며 제안한 '스키니(Skinny) 마스터 계좌' 개념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은행권 단체들, 즉각 반발
전통 은행권은 이번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독립지역은행가협회(ICBA)의 레베카 로메로 최고경영자(CEO)는 "전통적인 은행 규제 체계 밖에서 운영되는 기관에 연준 계좌 접근을 확대하는 것은 심각한 위험을 수반한다"며 "연준은 금융 서비스 업계의 최고 기준을 충족하는 기관에만 마스터 계좌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등 월가 대형 금융기관을 대표하는 은행정책연구소(BPI)는 한발 더 나아가 연준이 자체 정책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연준이 스키니 마스터 계좌 프로그램을 공식 발표한 것은 지난해 12월 말이며, 이후 공개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한 바 있다.
BPI는 지난달 의견 수렴 기간이 종료됐음에도 이번 크라켄 승인이 연준의 정책 결정 과정을 "앞질렀다"고 지적했다. 스키니 마스터 계좌 프로그램이 아직 연준 이사회의 공식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개별 승인이 먼저 이뤄졌다는 것이다.
BPI 규제 담당 공동 책임자 피다노 파리돈은 "이번 조치는 연준이 스스로 요청한 공개 의견을 무시한 것이며, 승인 절차나 위험 완화 방안에 대한 어떠한 투명성도 없이 내려진 결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스테이블코인 갈등 속 긴장 고조
이번 마찰은 은행 로비 단체와 암호화폐 업계가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문제를 둘러싸고 충돌하는 가운데 불거졌다. 해당 갈등은 암호화폐 업계가 오랫동안 추진해온 시장 구조 법안의 의회 처리를 사실상 막고 있는 상태다.
전날인 3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이 갈등에 개입해 암호화폐 진영의 손을 들어주며, 은행권이 스테이블코인 이자 문제를 빌미로 암호화폐 법안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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