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 전문 리서치사 타이거리서치가 2026 한국 암호화폐 산업 가이드를 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 암호화폐 시장이 리테일 투자자가 빠지고 기관이 들어오는 전환점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거래 가능 이용자는 1,113만 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증가율은 점차 둔화되고 있다. 2024년 하반기 24.7%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5년 상반기 11%, 하반기 5.2%로 빠르게 낮아졌다. 일평균 거래 규모는 5.4조 원으로 상반기 대비 15% 감소했고, 거래소 영업손익도 같은 기간 38% 급감했다. 보고서는 참여자는 늘었지만 실제 거래는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거래 감소의 배경으로는 주식시장 활황을 꼽았다. 코스피는 2025년 1월 약 2,400선에서 출발해 2026년 2월 6,300선을 돌파하며 1년 남짓한 기간에 지수가 두 배 이상 올랐다. 같은 시기 암호화폐 거래량과 주식시장 거래대금 차이가 극심해졌으며, 보고서는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식은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고서는 한국 암호화폐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다섯 가지 섹터를 제시했다. 거래소 시장은 여전히 업비트와 빗썸의 양강 구도로 굳어져 있으며 두 거래소의 합산 점유율이 약 87%에 달한다. 보고서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합병, 빗썸 영업 일부 정지, 코빗 인수 이후 행보를 주요 관전 요소로 꼽았다.
시장 진출(Go-To-Market, 이하 GTM) 대행사 시장은 진출 전략 공식이 이미 업계 전반에 퍼지면서 차별화가 어려워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부터 핵심 오피니언 리더(Key Opinion Leader, 이하 KOL)들이 모여서 일종의 대행사를 만드는 경우가 늘어났으며, 재단들은 대행사를 거치지 않고 KOL과 직접 계약하는 쪽을 택하기도 한다. 보고서는 기존 GTM 서비스 제공자들이 프로덕트 개발이나 리서치 콘텐츠 확대 등으로 차별점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법안이 국회에서 공전하는 사이 은행들이 이미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신한·하나금융은 삼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고, KB금융은 국내에선 토스, 해외에선 서클(Circle)과 협력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케이뱅크는 BC카드 결제망 연계를 강점으로 발행 컨소시엄 참여를 선언했고, 토스뱅크는 3,000만 명 사용자 기반으로 유통과 생태계 구축에 무게를 뒀다. 보고서는 입법 결과와 신현송 한국은행 신임 총재의 CBDC 중심주의가 주요 변수라고 지적했다.
빌더 섹터는 테라-루나 사태 이후 글로벌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인 창업자를 찾기 어려워졌다. 보고서는 글로벌을 겨냥하는 팀일수록 한국 색을 드러내지 않으며 싱가포르, 두바이에 법인을 세우고 팀 구성도 다국적으로 꾸린다고 설명했다. 또한 웹3 개발 경험을 가진 인력들이 AI 에이전트, 온체인 AI 인프라 등으로 관심을 옮기면서 순수 암호화폐 빌더 풀이 얕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학회 섹터는 서울대 디사이퍼, 카이스트 오라클 등이 대표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학회는 학생뿐 아니라 개발자, 기획자, 금융권 직장인까지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함께 활동하며 인재 양성 풀이면서 동시에 업계 네트워크 허브 역할을 한다. 보고서는 직장인과 학생이 함께 섞여 활동하는 형태는 한국에서 유독 두드러지며, 암호화폐에 대한 높은 관심을 흡수할 공식 채널이 부재했던 탓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문화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보고서 저자인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리서치 센터장은 “한국 시장은 여전히 크고 빠르지만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통하지 않는다”며 “리테일은 지쳐 있고 기관은 아직 자리를 잡는 중인 이 전환점에서 전체 구조를 먼저 파악한 팀이 다음 국면의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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