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DIG가 블랙록의 현물 비트코인 ETF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에서 나온 12억6000만달러 규모 장외 블록딜을 놓고, 단순한 ‘베이시스 트레이드’ 청산보다는 대형 보유자의 급한 매도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할인까지 감수하며 즉시 처분에 나선 정황이 핵심 근거다.
29일 NYDIG의 주간 비트코인 리포트에서 글로벌 리서치 총괄 그렉 치폴라로는 5월 26일 진행된 이 거래를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며, ETF 자금 흐름과 CME 선물 거래, 보유자 데이터가 모두 ‘집중 포지션의 긴급 청산’ 쪽을 가리킨다고 평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5월 26일 오전 10시30분34초(미 동부시간) 한 거래 상대방은 FINRA·나스닥 TRF 카터렛을 통해 IBIT 2921만주를 주당 43.16달러에 매도했다. 거래 규모는 약 12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당시 시장가 44.17달러보다 1.01달러 낮은 가격에 체결되면서, 매도자는 약 2950만달러의 ‘가격 양보’를 감수한 셈이다.
NYDIG는 이번 거래가 공개된 3월 31일 기준 13F 보유자 가운데 어느 한 곳의 보고 포지션보다도 컸고, 거래에 앞서 비정상적으로 큰 할인율이 붙었으며, 통상 ‘베이시스 트레이드’ 청산 때 나타나는 CME 선물 거래 급증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베이시스 트레이드는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이를 노린 중립 전략으로, 포지션을 풀 때는 선물 시장에서도 분명한 흔적이 남는 경우가 많다.
시장 분위기 역시 우호적이지 않았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는 5월 15일부터 6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고, 5월 26일 직전까지 약 15억50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이 가운데 IBIT에서만 약 11억달러가 줄었다. NYDIG는 비트코인이 8만2000달러 부근의 200일 이동평균선 돌파에 실패한 뒤 다시 밀리면서, 기술적 흐름도 ETF 자금 이탈을 키웠다고 봤다.
거래 직전 IBIT 거래량이 급증한 점도 눈에 띈다. 오전 10시16분부터 10시28분 사이 거래가 몰리며 10시26~27분에는 82만2000주, 10시27~28분에는 70만2000주가 오갔다. NYDIG는 이 시간대 거래가 장외 블록딜 실행을 앞둔 수급 변화를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특히 이번 매도는 ‘확실한 체결’을 우선한 장외 거래 성격이 강했다. 거래에는 장외 TRF 표시, 거래 관통 예외 규정, 인터마켓 스윕 오더 지정이 함께 붙었다. NYDIG는 이를 두고 “가격 개선보다 체결 확실성을 우선한 협상형 블록 거래”라고 설명했다.
베이시스 청산설을 반박한 대목도 중요하다. 2921만주 규모의 IBIT 포지션은 약 1만8500BTC에 해당하며, CME 비트코인 선물 약 3700계약 수준의 노출과 맞먹는다. 하지만 당일 CME 비트코인 선물 총거래량은 8630계약에 불과했고, 거래가 이뤄진 10시30분~10시31분 구간은 91계약, 직전 분은 93계약에 그쳤다. NYDIG는 “이 정도 규모의 동시 청산이라면 선물 시장에서 분명한 급증이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매도 주체가 누구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NYDIG는 이번 사례가 투자자 환매 압박인지, 위험 한도 관리인지, 아니면 단순한 투자 판단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한 정교한 기관 투자자가 ‘수익률’보다 ‘속도’를 택했고, 그 대가로 약 3000만달러를 지불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비트코인 시장은 대형 ETF 자금 흐름과 현물 가격 흐름이 맞물리며 여전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이번 IBIT 블록딜은 현물 비트코인 ETF가 유동성 흡수 장치이자 대형 매도 통로로도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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