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언트 캐피털(Radiant Capital)이 지난해 10월 북한 해킹 조직의 공격으로 약 5000만 달러를 잃은 뒤, 더는 ‘지속 가능한 운영 경로’를 찾지 못했다며 사실상 문을 닫는다. 탈중앙화 대출 프로토콜이 대규모 해킹 이후 자금 회복에 실패하면서 시장에서 퇴장하는 대표 사례가 됐다.
레디언트의 DAO(탈중앙화자율조직)는 2일 블로그를 통해 복구 자금 확보, 신규 자본 유치, 운영 지속에 필요한 자금 여력까지 모두 막혔다고 밝혔다. 공동 기여자와 커뮤니티가 ‘점점 더 어려운 환경’에서 버텨왔지만, 해킹 자금 회수나 성장 동력 없이 프로토콜을 유지하기는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레디언트는 2022년 출범해 여러 블록체인의 유동성을 하나로 묶는 플랫폼을 목표로 했다. 2023년에는 총예치자산(TVL)이 3억8680만 달러까지 치솟으며 빠르게 성장했지만, 2024년 10월 북한의 라자루스 그룹(Lazarus Group) 공격 이후 흐름이 급격히 꺾였다. 당시 TVL은 7500만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후 한 달 만에 500만 달러까지 추락한 뒤 회복하지 못했다.
다만 완전한 폐쇄는 아니다. 레디언트는 프로토콜을 ‘유지보수 상태’로 전환해 웹 프론트엔드는 계속 운영하고, 스마트컨트랙트 접근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은 예치 자산을 인출하고 상환하며 포지션을 관리할 수 있다. 대신 DAO는 개발, 업그레이드, 확장 작업에는 더 이상 참여하지 않는다.
레디언트는 해킹 복구를 위한 포털도 계속 열어두고, 향후 회수되는 자금이 있으면 피해 사용자에게 환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토큰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레디언트 캐피털(RDNT) 토큰은 운영 종료 소식 이후 4.2% 하락했으며, 2022년 9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0.58달러와 비교하면 현재는 극히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보안 사고를 넘어, 디파이(DeFi) 프로토콜이 대형 해킹 이후 신뢰와 자금을 동시에 잃을 경우 얼마나 빠르게 붕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해킹 피해 복구와 유동성 회복이 사실상 생존 조건이 된 만큼, 레디언트의 퇴장은 디파이 시장 전반에도 적지 않은 경고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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